감옥에서 만난 '남남커플' 기상천외 탈옥과 사기행각

‘에이스 벤추라’를 시작으로 90년대와 2000년대의 가장 흥행력 있는 코믹배우 짐 캐리가 돌아온다. 내달 1일에 개봉하는 ‘필립 모리스’는 전형적인 ‘짐 캐리표 코미디’에 동성애 코드를 입힌 이색 탈옥영화다. 짐 캐리가 보여주는 기상천외하고 다양한 탈옥작전을 부담없이 웃으면서 볼 수 있다.▲천재 탈옥수의 실화 바탕 ‘짐 캐리표’ 영화= ‘필립 모리스’는 실제로 미국은 뒤흔든 천재 탈옥수 ‘스티븐 러셀’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물론 실제 스티븐 러셀이 짐 캐리처럼 지독스럽게 엉뚱하고 아이큐 160이 넘는 천재였는지는 알 수 없다. 짐 캐리가 연기한 스티븐 러셀과 실제의 스티븐 러셀이 똑같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최소한 몇 배는 과장된 캐릭터다. 이 영화에선 소위 소설 속에 나오는 ‘루팡’도 울고 갈 정도의 천재 탈옥수로 다루어지기 때문이다. 보통 감옥영화가 무겁고 진지한 것이 많은데,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웃음을 계속 던지는 부담없고 유쾌한 영화다. 과거 우디 알렌 감독의 ‘돈을 갖고 튀어라’나 한국영화 ‘광복절 특사’가 연상된다고 할까.짐 캐리는 ‘트루먼 쇼’ 이후 단순 코믹을 벗어나 배우로서 가치를 높이는 연기를 많이 시도했다. 그는 ‘이터널 선샤인’ 같은 휴먼드라마나 ‘넘버23’ 같은 스릴러에도 출연했지만 역시 짐 캐리의 진가가 잘 드러나는 좌충우돌 코미디 영화가 제맛이다. 지난 15년간 출연한 작품 중 전미흥행 1억 달러를 돌파한 흥행작들은 대부분 짐 캐리표 영화라고 할 수 있는 과잉 코믹영화다.▲커밍아웃한 경찰의 천재적 사기행각= 주인공 스티븐 러셀(짐 캐리)은 처음엔 아내와 한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가장이자 모범적인 경찰관이다. 그러던 그가 커밍아웃을 하고 동성애자가 되면서 많은 돈이 필요하게 됐고, 결국 보험사기를 쳐 많은 돈을 벌게 된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스티븐은 감옥에 가게 되고 거기서 필립 모리스(이완 맥그리거)라는 금발청년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때부터 ‘감옥’은 그들에게 마치 ‘허니문 공간’과 같은 역할을 한다. 천재적인 기지를 발휘해 감옥에서 나온 스티븐은 출옥한 필립 모리스와 사치스런 생활을 한다. 가짜 변호사를 비롯해 회사의 자금관리 중역노릇 등 스티븐의 천재적 사기행각은 계속된다. ▲웃음과 재미 풍부한 천재적 탈옥 작전= 영화는 스티븐-필립 모리스의 감옥 내 코믹스런 사랑, 감옥에서 나와 벌이는 스티븐의 행각, 그리고 다시 감옥에 간 스티븐의 천재적인 탈옥 작전 등 여러 가지 웃음 넘치는 재료를 풍부히 제공한다. 1시간 40분이 채 안되는 짧은 영화지만 굉장히 빠른 전개와 다양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무엇보다 이 영화를 살리는 핵심요소는 아무래도 짐 캐리의 활약이다. 무르익은 그의 코믹한 연기는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한다. 물론 여리고 순정적인 동성애남으로 연기변신을 시도한 이완 맥그리거의 천연덕스러운 연기도 영화의 재미를 높여주는데 단단히 한몫하고 있다. ▲부담없는 영화감상= ‘필립모리스’는 탈옥, 사기, 동성애라는 소재를 적절히 조화시켜 식상하거나 지루할 틈 없이 시원스럽게 전개해나가는 영화다. 다만 아직까지 동성애가 낯선 문화라고 할 수 있는 우리나라 관객들이 유명배우인 짐 캐리와 이완 맥그리거의 진한 러브씬을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이 영화의 유일한 걱정거리라 할 수 있다. ‘필립 모리스’는 모처럼 많이 웃고 유쾌한 코미디물로서 무더운 여름에 시원한 웃음을 선사하는 영화가 될 것이다. 특히 짐 캐리 팬이라면 매우 반가울 영화이며 최근 ‘유령작가’라는 영화로 국내에 소개된 이완 맥그리거가 그때와 전혀 다른 연기변신을 한 것도 주목해서 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네이버 파워블로거 이규웅blog.naver.com/cine212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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