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멈춰버린 곳...

 

사람들로 북적거리던 골목길은 이제 과거가 되어버렸다. 골목길을 뛰어다니던 개구쟁이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 이곳을 떠났고 남겨진 것은 등이 굽은 백발의 노인과 멈춰버린 시계, 낡은 지붕의 집들이다. 나는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대전지역의 골목길을 찾았다.

과거 7,80년대의 사람들로 북적거리던 골목길은 후미진 곳이 아닌 도시의 혈관이었다. 막다른 골목 끝에 있던 막다른 대문 집,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어린 시절의 집에 관한 추억 때문인지 지금도 어디든 골목길에 서면 어머니 뱃속처럼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끼곤 한다. 골목길에 어둠이 깔리면 은은한 가로등불이 켜지고 또 다른 과거로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다. 골목길을 걸으며 만나게 되는 현재와 과거의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때론 설레고 그리운 마음이 교차한다. 골목과 골목을 지나다보면 또 다른 대문 집과 마주하게 되고 그 안을 여전히 채우고 있는 사람들로 따뜻함이 느껴진다. 마치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풍경의 골목길 안에서 과거의 나를 발견하고 현재의 나를 돌아보게 된다. 글·사진=김상용 기자 ace@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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