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수첩] 이충재 전 행복청장의 ‘우엉재’ 개그
[기사수첩] 이충재 전 행복청장의 ‘우엉재’ 개그
  • 서중권 기자
  • 승인 2018.04.15 0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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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또또또 나왔잖아.”
“선생님 그럴 때 있잖아요.”
“어떨 때.”
“그럴 때 있잖아요.”
“어떨 때.”

일요일 밤 KBS2TV의 개그콘서트 ‘봉숭아학당’ 곽범의 ‘우엉재’ 코너 첫 대사다. 지난해 8월 방영 이후 장수코너로 자리 잡고 있다.
‘우엉재’는 레퍼 우원재를 패러디한 캐릭터로 인기를 끌며 시청자들의 폭소를 자아내고 있다.
곽범은 카리스마 눈빛과 스웨그(swag) 넘치는 몸짓으로 시동을 건다. 허지만 어깨가 빠질 듯 팔을 뒤로 꺾고 허공을 가리키며 허세를 떤다. 어정쩡한 행동, 스토리는 알맹이가 빠진 맹탕이다. 결국 ‘허당미’로 한바탕 웃음을 자아낸다.
이충재(63) 전 행복청장의 최근 행보를 보면 어딘가 ‘우엉재’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다. 물론 정치와 개그가 만났을 때의 의미다.
6·13 지방선거 세종시장 출마와 관련해 이 전 청장의 출마설이 나온 때도 지난해 8월부터다. 이 전 청장은 더불어민주당 이춘희 시장의 유력한 대항마로 자천 타천 손 꼽혔다.

그로부터 8개월 뒤인 지난 11일 오후 7시경 이 전 청장의 미스터리가 발생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 1호로 낙점됐던 이 전 청장의 돌연 잠적설이다. 바른미래당은 다음날인 12일 오전 이 전 청장에 대한 인재영입 발표와 함께 세종시장 출마기자회견을 계획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전 청장이 누군가와 몇 분간 짧게 통화했고, 이 통화는 출마 공식 선언을 하루 앞두고 갑작스럽게 불출마 뜻을 밝힌 이유로 알려지고 있다. 모종의 약점을 둘러싼 정치적 상대측의 협박설 등이 난무하는 이유다.
이 같은 소식은 순식간에 세종시 정가를 긴장시켰다. 언론은 이 전 청장의 잠적설과 관련한 뉴스를 집중조명하며 빅뉴스로 다뤄졌다.
이 전 청장의 잠적 이틀 뒤인 13일 뉴스가 다시 쏟아졌다. 이 전 청장은 자신의 잠적과 관련해 “정치적 외압은 없었다. 자신이 현실정치의 벽을 넘지 못해 이 같은 사태가 빚어졌다”는 내용을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그러나 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외압설과 관련한 풍문은 되레 부풀려지고 있다. 세종시 정치사의 그늘진 사례를 남긴 흔적이 됐다.
이 전 청장은 지난 1월 29일에도 세종시장 불출마를 선언했었다. 당시 보도 자료를 통해 “정치현실의 높은 벽을 절감했다”등 이번 미스터리 때와 같은 내용의 해명이다.
앞서 이 전 청장은 1월 30일 오전 10시 세종시청 브리핑 룸에서 시장출마 기자회견을 갖는다는 예고를 했었다. 공식출마 기자회견 하루전날 출마선언을 철회한 것이다.
이 전 청장의 세종시장 출마와 관련한 해프닝은 정치와 개그가 만났을 때 ‘정치 우엉재’로 끝을 내는 듯하다.
다만 “외압은 없었다. 재직 시 기업 유착은 없었다” 등 약점 잡힌 것이 없다고 손 사례 치는 이 전 청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잠적의 미스터리 의혹은 풀리지 않고 있다.
선거사무소를 준비하고 당 차원의 캠프 조직까지 갖추었다. 출마 기자회견 하루 전 의문의 전화 한 통으로 돌연 출마를 접겠다는 통보를 한 뒤 잠적한 것을 어떻게 납득할 수 있을까.
해답은 간단하다. 이 전 청장의 ‘우엉재’ 개그가 그 답이다.
봉숭아학당의 개그 ‘우엉재’는 ‘허세’와 ‘허당미’에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데 비해 정치 개그는 씁쓸하다. 뭔가 속은 것 같아 뒷맛이 개운치 않다.
“나 또또또 나왔잖아”의 이충재 전 청장의 ‘우엉재’ 개그 이번에 족하다.
세종=서중권 기자 013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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