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4년의 세월이 흘렀다. 아까운 꽃넋들이 우리 눈앞에서 사라진 끔찍한 날이 또 돌아왔다. ‘국민 안전의 날’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우리는 안전한 나라를 만들자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그러나 결코 안전하지 않았고, 계속되는 무관심과 무방비 속에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다. 아직도 불안감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2015년부터 국가안전대진단을 실시하고 있다지만 딱히 나아진 것은 없게 느껴진다.
국가 재난안전통계연보에 따르면 최근 10년 간 66건의 대형 재난사고가 발생했고, 이 사고로 무려 835명이 세상을 떠났다. 1년에 6.6회의 재난 사고가 발생해 83.5명이 사망한 셈이다.
재난 사고는 도로와 해양, 산업현장과 가정 등 사회 곳곳에서 우리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세월호를 지켜보면서 그토록 울었지만 비통한 눈물을 흘린 뒤에도 우리는 달라지지 않았다.
국민은 국가의 안전관리 부재를 탓하고 있고, 국가는 국민들의 안전불감증을 탓하며 네 탓 공방만 벌일 뿐 안전을 실현하기 위한 마음가짐은 뒷전이다. 안전을 위한 제도 마련도 여전히 미흡하다.
‘우리는 지금 안전한가?’라는 물음에 자신 있게 안전하다고 답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세월호 침몰을 목도하면서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그렇게 다짐해놓고도 실행은 언제나 뒷전이다.
우리는 물질적 풍요를 이루어냈다. 잘 살고 있다. 그러나 안전하지 못하다. 그러니 행복할 수 없다. 우리 삶의 궁극적 목적은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풍요로움도 안전이 보장됐을 때 가치를 발휘한다.
여전히 생산성을 올리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만 온갖 신경을 집중할 뿐 우리가 안전하고 행복한가에 대한 물음에는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는다. 전형적인 후진국형 의식구조이다.
안전을 챙기지 않고 뒷전으로 미루는 것은 마음에 여유가 없고 뭔가에 쫓기는 삶을 버리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안전하지 않더라도 더 많이 생산하고 더 풍요로워지는 일에만 관심을 갖고 있으니 걱정이다.
세월호의 고통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그 아픔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온 국민을 고통의 나락으로 빠뜨리는 참사가 다시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 우리는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
모두가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지속돼야 한다. 의식 계몽과 함께 국가적 차원의 안전관리 시스템도 재편돼야 한다. 그래야 우리 앞에서 사라져간 4월의 어린 넋들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할 수 있다.
4·3과 4·19만으로도 뼈저리게 슬픈 4월이건만 4·16의 아픔이 겹쳐왔다. 이제는 아픔과 이별해야 한다. 모두가 바라는 행복한 세상은 안전이 지켜질 때 실현 가능하다. 안전이 최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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