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투표 許에 1004표差 뒤져…역전 여부 초미의 관심사

더불어민주당 민선 7기 대전시장 후보가 17일 결정되는 가운데 1차 투표에서의 순위가 결선투표에서 재확인될지, 뒤집어질지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허태정 전 유성구청장과 박영순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맞붙는 집권여당 후보 선출을 위한 결선투표(16·17일)에서 양자 간의 격차(1차 투표 허태정 42.50%-박영순 30.63%=11.87%포인트)가 더 벌어질지, 극적인 역전이 이뤄질지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으로, 1차 투표에서 3위(26.87%)로 탈락한 이상민 의원 지지층의 표심이 관건이다. ☞허태정·박영순 오늘 운명의 날

박 전 행정관 측은 지난 15일 ‘이상민, 박영순 지지 천명-핵심 측근들에게 박영순 도와라 지시’라는 제하의 보도자료를 배포, “박 전 행정관의 뒤집기에 파란불이 켜졌다. 이 의원과 박 전 행정관은 ‘서로 도와 시장 후보를 만드는 데 노력하자’라고 약속했다. 이 의원은 자신을 지지했던 모든 조직을 총동원해 박 전 행정관을 적극 지지하고 경선 캠프에 참여했던 인사들에게 박 전 행정관 측과 협력하는 연결고리 역할을 부여, 박 전 행정관의 압승을 돕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지하는 측에선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채 지지를 받는 측에서 보도자료를 낸 것이 자연스러운 모양새는 아니며, 이 의원 측은 박 전 행정관 측의 일방적인(?) 발표에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대놓고 지지를 한다는 것인지, 안 하는 것인지 ‘어정쩡한’ 지지 천명이 됐다.

두 진영은 1차 투표 과정에 교감을 갖고 결선투표 시 ‘연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1차 투표 탈락을 예상하지 못했던 이 의원 측으로선 박 전 행정관 측의 도움을 받아 결선투표에서 승리하는 시나리오를 준비했지만 현실은 ‘반대’가 되면서 혼란에 빠졌고, 경선캠프에 참여했던 인사들 간에도 “지지를 공식 선언하자”, “공식 선언은 안 된다. 뭍밑에서만 지원하자”라는 이견이 상충하며 갈등을 노정하고 있다. 결선투표 첫 날인 16일에는 곤란한 상황에 처한 이 의원이 잠적했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허 전 청장과 박 전 행정관은 1차 투표 득표 차는 1004표(허 3584표, 박 2580표)였다. 권리당원에서 828표(허 2950표, 박 2122표), 일반 유권자에서 176표(허 634표, 박 458표) 차이를 보였다. 박 전 행정관으로선 이 의원에게 표를 던진 26.87%(권리당원 1700표+일반 유권자 535표=2235명)의 지지층을 상당부분 흡수해야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 산출적으론 이 의원 지지층의 약 73%를 박 전 행정관이 가져간다면 역전(허 4188표, 박 4211표)이 가능하다.

과연 어정쩡한 이 의원의 지지 표명이 허 전 청장의 ‘굳히기’와 박 전 행정관의 ‘뒤집기’ 중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는 결과를 초래할지 그 운명의 시간이 다가온다. 이는 1차 투표 탈락의 치욕을 맛본 이 의원의 정치적 운명과도 직결된 사안이다. 이 의원 입장에선 후자라면 그나마 다행스럽지만, 전자일 경우 당내 입지가 급속히 위축되며 가시밭길을 걷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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