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기기값만 10만 원
구입 시 정보 고지 없어

지난해 6월 필립모리스코리아가 내놓은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가 출시 1년을 앞 둔 가운데 기기 교체권장시기가 1년이란 점이 정확히 고지되지 않으면서 소비자의 불만이 일고 있다.

아이코스는 본체, 홀더, 스틱으로 구성돼 있는데 홀더 내 히팅 블레이드에 타바코 스틱을 꽂아 약 330℃로 가열하는 방식이다. 16일 아이코스에 따르면 홀더의 교체권장 충전횟수는 7000~7300회 사이다. 사용자의 흡연 습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이를 하루 한갑(20개비)으로 환산하면 교체권장시기는 1년이 된다.

문제는 구입 당시 이러한 교체권장시기가 정확히 고지되지 않으면서 소비자의 현명한 소비선택을 저해했다는 점이다.

직장인 백 모(32) 씨는 “아이코스를 7개월 넘게 사용하고 있지만 최근에서야 교체시기가 1년정도란 것을 알았다”며 “아이코스 스토어에서 기기를 직접구매를 했는데 직원에게 교체권장시기에 대한 어떠한 말도 들을 수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아이코스 뿐만아니라 KT&G ‘릴’, BAT ‘글로’ 등의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도 1년을 쓸 경우 배터리 성능저하 등으로 기기 교체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 역시 소비자에게 정확히 전달되지 않는 모습이다. 대전의 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편의점에서도 다양한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가 판매되는데 하루 1~2개는 꾸준히 나가는 편이다”며 “판매하면서 기기들의 교체권장시기가 1년이란 건 처음 알았고 따로 교육받지도 않아 고객들에게도 전달되지 않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만 각 기기의 사용설명서를 보면 릴은 ‘1년 후에는 기기를 교체하시기를 권장합니다’라고 명시해 교체권장시기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아이코스는 타바코 스틱의 지속시간이 짧아질 경우 홀더교체 시기 일 수 있다고만 할 뿐 사용설명서 상으로도 정확한 시기를 가늠하기 힘들게 표기돼 있다.

소비자들은 매해 10만 원에 가까운 기기값을 지출해야만 한다면 이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고지했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아이코스는 홀더와 포켓 충전기를 따로 구매할 경우 각각 5만 3000원, 5만 8000원으로 총 11만 1000원에 달한다. 릴은 9만 5000원, 글로는 9만 원이다.

대학원생 홍 모(29) 씨는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를 재구매 할 경우 10만 원에 달하는데 이를 매해 지출해야만 한다면 분명히 고지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사전에 교체권장시기가 1년인 것을 알았다면 구매를 신중히 고려해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코스 관계자는 “교체권장시기가 소비자에게 정확히 고지되지 않은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관련 내용은 내부 건의를 통해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정재인 기자 jji@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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