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단체 "보관함 필요하지만 규격·온도 등 환경 개선해야"

 

애견보관함에 9시간째 방치된 푸들. SNS 캡쳐=연합뉴스

 

마트에서 장을 보는 동안 반려동물을 사물보관함에 넣어두는 건 동물학대일까? 아닐까?

  최근 전주에서 발생한 한 사건으로 인해 이 이슈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 전망이다.

  지난 15일 SNS에 올라온 사진 한 장이 시작이었다. 전북 전주의 한 마트에 들른 고객이 자신의 SNS에 애견보관함에 들어있는 푸들 사진과 함께 '4시간을 기다려도 견주가 오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사진 속 비좁은 공간에 꼼짝 않고 앉아있는 갈색 계열의 푸들은 보기에도 애처로운 눈빛이었다. 그는 '마트 측에서 방법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강아지는 불안에 떨고 있고 물도 사료도 먹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장 SNS에서는 동물학대 논란이 일었다. 비좁은 사각 보관함에 애견을 오랜 시간 두는 것은 동물학대라는 주장과 애견인을 위해 필요한 편의시설이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선 것.

  결국 견주는 9시간이 지나서야 나타났고, 논란은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견주 A(32)씨는 "강아지를 보관함에 두고 장을 보고 있었는데 회사에서 급한 연락이 와 급히 충남 서천에 다녀오는 바람에 그랬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장시간 애견 방치는 '동물 유기'라는 논란과 함께 마트 측의 관리를 지적하는 여론까지 달아오르고 있다.

  한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는 "애견인이 늘면서 대형마트에 애견보관함 설치의 필요성은 인정한다"면서 "다만 보관함 규격을 넓히고 보관 시간도 제한하는 운용의 묘가 절실하고 여름에는 에어컨을 틀고, 겨울에는 난방을 해주는 등 환경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마트 측은 소동이 있은 다음 날부터 애견보관함을 이용하려는 견주들에게 이름과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명 기자 lapa8@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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