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벚꽃 축제날이면
장군봉 신령님도
삼불봉 도사님도
박정자 삼거리에 내려와
춤을 추신다
벌 나비 모여들어
꽃술을 빨 듯
동학사 벚꽃 잔칫날이면
이웃집 아저씨도
아랫마을 아줌마도
절간 언저리에 모여
꽃바람에 한들댄다
풍진 세월 달래며
술에 취하듯
- 봄 앓이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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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은 강신용 시인이 서정의 세계로 나아가는 핵심 키워드다. 그저 서정을 물들이기 위한 빈공간이 아니고 이 여백은 공허함, 허전함과 같은 정서적 일탈의 생태도 아니다. 여백은 공존의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생겨나오는 빈 지대다. 강 시인에게 여백은 그런 의미다.
강 시인이 시집 ‘어느 날 여백’(도서출판 문경출판사)를 펴냈다. 59편의 시가 담긴 이번 신간엔 대상에 대한 미세한 관찰과 거기서 얻어지는 정서를 바탕으로 아름답게 예각화된 그만의 색깔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강 시인은 1981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으며 1985년 ‘가을 성(城)’을 시작으로 ‘빈 하늘을 바라보며(1990)’, ‘나무들은 서서 기도를 한다(2003)’, ‘목이 마르다(2013)’등의 시집을 펴냈으며 활발한 문단 활동을 펼치며 대전문학상, 허균문학상 본상, 대전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