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을게, 잊지 않을게, 절대로 잊지 않을게,
꼭 기억할게, 다 기억할게, 아무도 외롭지 않게,
일년이 가도, 십년이 가도, 아니 더 많은 세월이 흘러도,
보고픈 얼굴들, 그리운 이름들, 우리 가슴에 새겨 놓을게,
잊지 않을게, 잊지 않을게, 절대로 잊지 않을게,
꼭 기억할게, 다 기억할게, 아무도 외롭지 않게.

 

앞의 글은 민중가수 윤민석이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자 작사 작곡해 저작권 일체를 세월호 가족대책위에 기부한 ‘잊지 않을게’라는 노랫말이다. 우리는 이 노랫말처럼 지난 4년 동안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꼭 기억하겠다고 다짐하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 진실을 덮으려는 세력과 맞서 싸우며 안산 분향소를 지켜왔다. 그런데 지난 4월 16일 세월호의 진실은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밝혀진 것이 없고, 안전한 대한민국이 된 것도 아닌데 304명의 희생자 합동 영결 추모식을 끝으로 안산 정부합동분향소가 철거된다고 하니, 이러다가는 그냥 세월호의 진실까지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 묻혀 버리지나 않을까 염려스럽다.

2년 전, 세월호 참사 기억저장소를 설립하면서 유경근 세월호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저희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잊히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잊히고, 우리가 잊히는 것입니다. 가장 큰 위로는 잊지 않겠다는 말입니다. 잊지 않겠다고 위로해 주십시오. 한 달 뒤에도 잊지 않겠습니다. 1년 뒤에도 잊지 않겠습니다. 10년 뒤에도,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이렇게 말씀해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그래서 우리는 세월호의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다시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회적 참사가 일어나지 않는 안전한 대한민국이 될 때까지 절대로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약속했었다.

세월호를 잊지 않겠다는 것은 단순히 그 사건을 기억하고만 있겠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잊지 않겠다는 말은 다시는 우리 사회에서 세월호와 같은 억울한 죽음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말일 게다. 그러기에 세월호의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 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조금씩 밝혀지는 세월호의 진실을 보면 정말 말이 나오지 않는다. 사고당시 해경의 교신을 분석한 것을 보면 세월호는 구조를 못한 것이 아니라 안 한 것이라고 한다.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하는 국가가 304명의 생명이 눈앞에서 죽어가는데도 그냥 방치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4년 전 국가의 모습이었다. 그러기에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세월호와 함께 침몰해 버린 대한민국을 인양해야 한다. 그래서 다시는 우리 사회에서 억울한 죽음이 없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야 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세월호와 같은 억울한 죽음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생활고를 비관해 자살한 증평의 두 모녀 사건, 돈이 없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죽어가는 가난한 사람들, 집단해고를 당해 거리로 내몰린 비정규직 노동자들(해고는 살인이기에), 노숙인이라는 이름으로 거리를 배회하다 죽어가는 이들, 열악한 작업환경에서 일하다가 산업재해로 죽어가는 노동자들 등 우리 사회는 지금도 사회적 타살로 인해 억울하게 죽어가고 있는 이들이 부지기수다. 분명 우리는 잊지 않고 꼭 기억하겠다고 했다. 그리고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안전한 대한민국은 바로 이런 모든 이들이 억울하게 죽어가지 않는 사회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의 두려움 없이 일할 수 있는 사회, 경제적인 이유로 치료받지 못하는 사람이 없는 사회, 생활고를 비관하여 자살하는 사람이 없는 사회, 노동자들이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일하는 사회가 바로 안전한 대한민국이요, 그런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 바로 세월호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다. 진실을 인양하자. 정의를 인양하자. 안전한 대한민국을 인양하자. 그래서 모두가 행복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자. 샬롬. <목사>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