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용노동청·충남지방노동위
“박순석 회장 소환해 중재 나서야”

호텔리베라유성의 문이 굳게 닫힌 지 100여 일이 지난 가운데 호텔리베라유성 범시민대책위원회가 18일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그간 할 수 있는 건 다했다’며 마지막이란 각오로 단식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호텔리베라가 지난 1월 1일 폐업된 이후 모기업인 신안그룹의 박순석 회장이 줄곧 불통 행보를 유지한 탓에 폐업사태는 어떠한 접점도 이뤄지지 못해 왔다는 게 노조 측의 설명이다. 이에 대전시와 유성구, 정치권에 도움의 손길을 뻗으면서 3자매각과 공영개발이란 대안을 얻었지만 이마저도 박 회장의 선택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라 희망은 현실이 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신안그룹은 호텔리베라 철거까지 밀어붙이면서 근로자들의 일터까지 없어질 상황에 놓여있다.

이에 김희준 호텔리베라노조위원장과 이대식 민주노총대전본부장은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천막을 설치하고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키로 했다.
이 본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호텔리베라유성은 IMF시기 우성그룹의 부도로 공적자금 700억 원을 투입해 회생시킨 호텔을 박순석회장이 서울 리베라호텔을 포함해 700여 억원에 인수한 것이다. 현재 호텔리베라를 두고 800억 원에 매각하겠다는 터무니없는 소문이 돌고 있고 실제 800억 원에 3자 매각된다면 호텔 정상화는 불가능하다. 이에 지금 이 시간부터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천막을 설치하고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한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과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피고소인과 피신청인인 박순석 회장을 소환해 노사 간 대화의 자리를 만들기 위한 중재역할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신안그룹 박순석 회장은 100여 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호텔리베라노동조합원들과 단 한번의 진실을 담은 대화를 마련하지 않았다”며 ”더욱 황당한 것은 호텔 철거에 대해 노조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이라며 '대화를 위해선 부당해고 구제신청과 부당노동행위 고소를 취하하고 천망농성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대전시와 유성구, 정치권의 중재 노력도 물거품이 됐고 3자매각과 공영개발 촉구를 밤낮으로 외치는 등 노동자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 더불어 호텔 철거가 본격화되면 철거를 둘러싸고 수많은 분쟁이 예상되는 바 철거를 중단하고 대화와 협상의 자리가 마련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일자리를 잃은 호텔리베라노동조합원 일부는 내달부터 당장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텔리베라노동조합원은 “연령대에 따라 실업급여 지급기간이 다른데 조합원에 따라 최소 3개월에서 최대 7월까지다. 조합원 중 젊은 청년의 경우 내달부터 당장 실업급여를 받지 못해 새 일자리를 구했다. 폐업사태가 해결점 없이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곧 남은 조합원들도 마지막 생계수단까지도 끊기게 될 것”이라고 절박함을 전했다.

정재인 기자 jji@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