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추자 대전시 환경녹지국장

 

 

2004년 제작된 영화 ‘투모로우’는 갑작스러운 지구온난화로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아 바다의 수온이 낮아지면서 해류의 흐름을 바꾸고, 최후에는 지구 전체가 빙하로 덮이는 거대한 환경재앙을 그린 영화이다.
여기서 궁금증이 하나 생긴다. 지구는 뜨거워진다는데 겨울은 왜 더욱 추워질까? 일부 과학자들의 발표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빙하가 녹는다. 빙하가 녹는 과정에서 녹아내린 차가운 빙하수가 수면에 접한 공기를 차갑게 냉각시켜 북극해 상공에 차가운 기류가 형성되고, 이 기류가 남하하면서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과 유럽 전역에도 혹한이 찾아온다고 한다. 바로 얼마 전 우리나라의 3월 대설, 유럽과 미국의 이상한파가 여기에 해당한다.
아니나 다를까 최근 우리나라의 기상 상황을 보면 지역과 계절에 따른 온도차가 점차 극심해지고 있다. 기상청의 발표에 따르면, 당분간 여름은 더 더워지고 겨울은 더 추워지는 양극성 기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이러한 지구온난화로 우리 곁에는 봄과 가을이 사라지는 비관적인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
지구를 걱정하는 과학자들은 이러한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가장 큰 주범으로 이산화탄소를 꼽고 있다.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발생하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양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현실에 직면한 것이다.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을 위하여 국제사회에서는 2015년 12월 파리에서 열린 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본회의에서 195개 당사국이 협정을 채택했다. 협정의 주요 골자는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지구 평균온도가 2℃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감축목표(INDC)를 각 나라별로 자발적으로 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전망치(BAU)대비 37% 감축을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이에 발맞추어 대전시도 신 기후체제의 효율적 대응과 국가 온실가스 감축 37% 목표달성을 위해 건물과 차량에 대해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를 시행하고, 환경기초시설에 대한 배출권거래제 이행으로 공공부문의 실질적인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에너지 절약과 온실가스 감축 실천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탄소포인트제 운영, 온맵시·쿨맵시 캠페인, 친환경 설·추석명절 캠페인 등을 지속적으로 전개해왔다.
오는 4월 22일은 지구의 날이다. ‘지구는 하나다’라는 기치 아래 순수한 민간 운동으로 시작된 이날을 전후한 1주일을 기후변화주간으로 정하고 저탄소 생활 실천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 중이다. 올해도 우리 시에서는 시청사 소등행사, 저탄소생활실천 홍보캠페인, 환경그림 공모전, 기후변화 시민교육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회성 행사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가 생활 속에서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노력과 실천일 것이다. 사용하지 않는 가전제품 플러그 뽑기, 냉난방 적정온도 지키기, 온맵시·쿨맵시 실천하기, 가까운 거리 걷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비닐봉투 대신 장바구니 사용하기, 재활용품 분리배출하기 등 이러한 생활 속의 작은 실천들이 지구온난화를 늦추는 지름길일 것이다.
이제 기후변화는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고 현실의 이야기이고 선택이 아닌 필수로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우리 모두의 적극적인 실천으로 후손들에게 사라져가는 봄과 가을을 느끼게 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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