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 종료에도 패자부활전 준비
어제의 동지 오늘의 적 된 대학들
대면평가 우송대・목원대만 남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교육부의 2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를 받고 있는 지역 대학가의 분위기를 대변하는 말이다. 지역대학들은 운명을 가를 수 있는 대면평가를 받았거나 대기 중인데, 평가를 마친 대학들은 마친 대학대로, 대기 중인 대학은 대학대로, 여전히 살얼음판이다. 특히 평가를 끝낸 대학들은 패자부활전를 대비하고 있기도 하다. 현 상황에서 대학 간 친분은 사치다.

19일 지역대학에 따르면 20일까지 대전지역 4년제 대학 7곳이 대면 평가를 받는다. 지난 18일 한밭대, 배재대, 대전대에 이어 19일 충남대와 한남대가 평가를 받았다. 목원대와 우송대는 마지막 날인 20일 평가받는다.
충청권에서는 전체 32개 4년제 대학 중 16위까지가 커트라인이다. 자율적인 정원 감축과 2단계 평가가 면제되는 자율개선대학은 권역별 50%안에 들어야 하는데 그 결과는 6월초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어제의 동지는 오늘의 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일시적이지만 서로 연락도 주고 받지 않는다. 내가 살기 위해선 남의 탈락이 있어야 하는 말 그대로 정글의 법칙에서 살고 있다.

평가를 마친 대학들이 살아 남기를 바라면서도 대면평가 실시와 관계없이 2차 준비에 돌입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17위부터는 2단계 진단평가를 통해 충청을 넘어 전국 대학들과 패자부활전 격인 추가 10% 경쟁을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즉 전국적으로 보면 150여개 대학 중 50%는 자율개선대학이 되고 추가 10%(7~8개 대학)는 권역별 순위가 아닌 전국대학들과의 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데 역시 녹록하지 않은 관문이다.
이번 대면평가에서는 교원·교사 확보율, 시간강사 보수수준, 학생충원율, 졸업생 취업률, 장학금 지원 등을 평가했고, 2단계 평가에서는 구성원 간 참여 소통, 재정회계안정, 전공 등 교육과정(심화), 지역사회 협력 기여 항목 등을 다룬다.

대면평가를 마친 한 지역 대학 평가팀 관계자는 “수능을 마친 수험생 심정이다. 대학 원서 작성을 앞두고 있는 수험생 마냥 또다시 2단계 준비를 해야 한다. 끝나도 끝난 게 아니다”라고 푸념했다.
또 다른 대학 평가팀 관계자는 “이미 피로는 쌓일대로 쌓인 상태지만 2단계에 포함될 가능성이 0.1%라도 있는 이상 쉬지 못하고 준비에 돌입했다”며 “16위안에 들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준비할 예정”이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유상영 기자 you@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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