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35·여) 대한항공 광고담당 전무의 이른바 '물벼락 갑질'을 수사하는 경찰이 회의 당시 대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20일 광고업계 등에 따르면 경찰이 확보한 녹음파일은 약 10분 길이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조 전무는 촬영 장소가 마음에 안 든다며 "이 광고 안 한다", "제작비를 한 푼도 주지 마라"며 고성을 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녹음파일에는 "이 사람들 얼굴을 다시는 보기 싫다","대행사 이름도 꺼내지 마라"는 등 폭언과 유리컵이 깨지는 소리가 담겼다.

조 전무는 지난달 16일 대한항공 공항동 본사에서 자사 광고를 대행하는 A 업체의 광고팀장 B 씨에게 소리를 지르고 얼굴을 향해 물을 뿌린 것으로 알려져 갑질 논란에 올랐다.

경찰은 회의 참석자들로부터 조 전무가 종이컵에 든 매실 음료를 참석자들을 향해 뿌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경찰은 조 전무가 유리컵을 던지는 행동을 했는지 확인하려면 조사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경찰은 18일 서울 마포구의 광고대행사 A 업체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회의 참석자들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녹음파일 등을 확보했다.

또 이튿날에는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 수사관을 보내 조 전무의 업무용·개인 휴대전화와 회의에 참석했던 임원의 휴대전화 등을 압수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압수물에 대한 감정을 의뢰했으며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조 전무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아울러 경찰은 조 전무의 어머니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직원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피해자를 만나는 등 내사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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