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버닝'(왼쪽부터), 고레에다 히로카즈 '만비키 가족', 지아장커 '에쉬 이즈 퓨어스트 화이트' 포스터

 

내달 8~19일 열리는 제 71회 칸 국제영화제에 한·중·일 감독의 작품이 모두 초청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칸영화제 집행위원회는 지난 19일(현지시간) 경쟁 부문 3편, 비경쟁 1편, 주목할 만한 시선 3편, 미드나잇 스크리닝 2편 등 추가 초청작 11편을 발표했다. 이창동의 '버닝'과 고레에다 히로카즈(일본)의 '만비키 가족', 지아장커(중국)의 '에쉬 이즈 퓨어스트 화이트' 등 한·중·일 3국 영화가 경쟁부문에 모두 포함됐다. 황금종려상을 놓고 다툴 경쟁 부문 상영작은 이창동 감독 신작 '버닝'을 비롯해 21편으로 확정됐다.

눈에 띄는 건 경쟁부문에 오른 작품 21편 중 8편이 아시아 감독 작품이라는 것이다. 중동권 영화도 다수 포함돼 영화의 다양성을 고려했다는 평가다.

이창동 감독의 '버닝'은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 '헛간을 태우다'를 원작으로 했다. 이창동 감독의 경쟁 부문 진출은 2007년 '밀양'과 2010년 '시'에 이어 세 번째다. 이창동 감독은 '밀양'으로 전도연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겼고, '시'로 각본상을 수상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만비키 가족'은 연금과 도둑질로 먹고사는 도쿄의 빈민가족의 삶을 그린 소재의 영화로 10여 년전 사망신고도 하지 않고 부모의 연금을 받아 생활하다 체포된 일본 가족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히로카즈는 1995년 첫 번째 극영화 '환상의 빛'으로 베니스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해 세계적 감독으로 주목받았고, 이후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히로카즈는 2013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에쉬 이즈 퓨어스트 화이트(Ash Is Purest White)'로 경쟁부문 후보에 오른 지아장커 감독은 2013년 칸영화제에서 '천주정'으로 각본상을 수상, 2015년엔 '스틸라이프'로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누리 빌게 제일란(왼쪽), 아스가르 파르하디. 연합뉴스

 

이란, 터키 등 중동권 감독의 영화도 노미네이트도 주목할만 하다.

터키의 누리 빌게 제일란 감독은 '더 와일드 피어 트리'를 경쟁 부문 추가 초청작 목록에 올렸다. 2003년 심사위원대상 수상작 '우작'으로 이름을 알린 그는 2008년 '쓰리 몽키즈'로 감독상, 2011년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나톨리아'로 심사위원상을 받더니 2014년 '윈터 슬립'으로 황금종려상을 거머쥐었다.

아스가르 파르하디(이란) 감독은 할리우드 스타를 기용해 스페인어로 찍은 '에브리바디 노우즈'로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아스가르 파르하디는 2012년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로 베를린영화제 최고상인 황금곰상을, 2016년엔 '세일즈맨'으로 칸영화제 남우주연상·각본상을 거머쥐며 이란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떠올랐다.

한편, 윤종빈 감독의 '공작'은 비경쟁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간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면서 벌어지는 첩보극이다. 황정민·이성민·조진웅·주지훈이 주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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