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간 엇갈린 입장 평행선 달려
지역 각계 중재 노력 이어지지만
사측 인식변화 없인 갈등 커질 듯

호텔리베라유성 폐업과 관련해 관련 노동자들이 단식농성에 나섰지만 사태의 해결의 실마리가 잡히지 않고 있다. 문제 해결의 키는 사측이 쥐고 있지만 상황을 되돌릴 만한 여지가 안 보이고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들은 지역사회에 중재 역할을 요청하고 있지만 중재 노력에도 큰 전환점 마련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23일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앞 천막 안에선 김희준 호텔리베라노조위원장과 이대식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장이 6일째(23일 기준)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지난 1월 1일 폐업한 호텔리베라유성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며 지난 18일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농성장에서 만난 김 위원장은 “단식 2~3일째 상당히 힘들었다. 오늘이 6일차인데 몸에 감각이 없고 정신이 없긴 하지만 괜찮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해고(2017년 12월 31일) 이후 사측에 책임있는 경영자와 대화를 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수 차례 요구했지만 대표이사 정도만 만나서 이야기 했다. 실제 권한이 있는 회장과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며 “시와 구, 정치권 등 각계가 중재에 나섰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단식농성을 통해 우리의 절박함을 호소하는 수밖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8일 이들은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가며 “대전지방고용노동청과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피고소인과 피신청인인 박순석 회장을 소환해 노사간 대화의 자리를 만들기 위한 중재 역할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단식 6일째인 23일 현재에도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의 중재는 먹혀들지 않고 있다.

대전고용노동청 내부에선 대화나 중재는 당사자 간 의사와 의지가 중요한데 이 같은 기초적인 부분에서부터 흐름이 원활하지 않다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한 숨 소리가 나온다. 또 파산이 아닌 경영상 이유로 폐업을 선택하고 이에 노동자들이 반발해 노동청이 중재에 나선 사례가 지역에선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중재 방안 마련에 대한 어려움도 엿보인다.

대전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아직 진전된 부분은 없다. 노조 쪽에서 중재를 요구하고 있어 이런 상황을 감안해 다각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도 “중재를 위한 기본적인 토대가 없어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양측이 중재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단식투쟁에 들어간 노동자들은 노동청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라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집단 해고되면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충남지노위에, 노동청에는 부당노동행위 건으로 접수를 한 상태”라며 “이 두 가지 부분에 대해 해당관청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한다. 소환조사를 하는 김에 대화 자리를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들은 23일 오후부터 촛불집회와 가두행진을 진행하며 투쟁을 이어갈 예정이다.

곽진성 기자 pe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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