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 아마존, 동종 정보기술 업체보다 낮은 급여 책정

美 아마존 물류센터 [AP=연합뉴스]

세계 최대 갑부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아마존의 직원 평균 급여가 동종 정보기술(IT)업체들보다 턱없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IT기업으로서의 아마존 정체성에 대해 의구심이 일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330여 개 상장기업은 금융개혁법인 '도드-프랭크법'에 따라 직원들의 급여 중간값을 올해 들어 처음 공개했다. 도드-프랭크법은 최고경영자(CEO)의 급여가 직원 평균 임금의 몇 배인지를 매년 공개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업종별로 평균 임금이 1만에서 25만 달러까지 확연하게 갈린 가운데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의 직원 연봉 중간값은 2만8천446 달러(3천43만 원)로 집계됐다.

시간당 13.68달러(1만5천 원)인 아마존의 직원 급여는 건축 자재 업체 홈디포와 초콜릿 제조업체 허쉬보다 살짝 높거나 비슷한 수준이지만 동종 IT업계에 비해서는 크게 낮다고 WSJ은 지적했다.

특히 페이스북의 24만430 달러(2억6천만 원)와 비교하면 8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최근 아마존의 노동 집약적인 물류 운영이 늘면서 창고 근로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즉, 이번 급여 공개로 아마존 인력풀에서 블루칼라 노동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크다는 것이 드러난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창고 직원들은 아마존 시애틀 본사에서 일하는 숙련된 기술 근로자들보다 급여가 크게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구인·구직 사이트 글래스도어에 따르면 아마존의 소프트웨어 개발 직원들은 평균 10만7천 달러(1억1천500만 원)를 받는 데 반해 물류 전문가들의 연봉은 이의 절반도 안 되는 4만4천 달러(4천700만 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유통업체로 시작했지만, IT업체로 입지를 굳힌 아마존의 정체성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아마존은 미국 증시에서 IT주가 아닌 유통주로 상장됐지만 모든 업무를 소프트웨어로 처리하고, 머신러닝·인공지능(AI)에 대한 의존 비율이 높은 IT기업이다.

하지만 직원 대부분이 비숙련 블루칼라 노동자인 것을 고려하면 IT기업보다는 유통업체로서의 성격이 짙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한 연구가는 아마존은 구글과 UPS, 월마트 3개 기업을 합쳐놓은 어린이와 같다는 비유를 쓰기도 했다고 WSJ은 전했다.

파이퍼 제프리의 마이크 올슨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은 물류창고에서 일하는 보병그룹들이 떠받치고 있지만, 이들은 아마존이 그리는 인터넷 세상에는 포함되지 않는다"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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