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회에 이어서) 아무튼 이들은 주로 성 베드로 성당에서 노래를 부르게 했는데, 교황 식스투스가 1588년 문서에서 여자들이 성당에서 노래 부르는 것을 거절했다보니, 거세한 소년들이 여성의 역할 담당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후에는 공적인 오페라나 연극에도 거세한 소년들의 목소리가 여인들의 목소리를 대신하기도 했다.

오랜 세월 이렇게 거세소년들이 여성 목소리를 담당하다가, 교황 베네딕트14세(+1758)가 이들의 거세문제에 대해서 언급하기에 이른다. 그는 의학적인 이유 외에 사용하는 것을 아주 나쁜 죄로 간주 했다. 하지만 예외는 있었다. 성 베드로 성당에서 성가를 부르는 소년들은 이런 거세를 허락했다.

그 이유는 오랫동안 지속되던 이런 체제를 갑자기 변경을 시키면 어떤 저항들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서 때문이었다고 한다. 레오 13세(+1904)에 이르러서야 성당에서 거세된 소년들이 성가를 부르는 것을 아예 금지시켰다. 성서에 따라 스스로 거세하면서 살아갔던 이들은 개인적인 종교적인 열정으로 택한 삶이라 치자. 하지만 노래했던 소년들은 다른 듯하다. 인간이 신을 찬미함도 좋지만 거세당했던 당시의 소년들이 종교의 이름으로 개개인의 인생 파괴(?)로 여겨지니 왠지 씁쓸해서다.

지난번 동성애 얘기에서도 자주 언급되었듯이 사실 전지전능하신 신이 무엇이 부족하기에 어린 소년들의 타고난 자연의 성을 파괴하면서까지 내는 노랫소리를 천상에서 듣고 싶어 했을까? 다 인간의 욕심에서 나온 것이라고 느껴진다. 이런 욕심을 조장한 이들은 신학자와 교회의 수장들일 것 같고 이런 반면에 구약성서의 레위기 21장: 16-21에서는 '...육체에 흠이 있는 자는 그 하느님의 식물을 드리려고 가까이 오지 못할지니… 괴혈병이나 버짐이 있는 자나 불알 상한 자나...'

신명기 23:1-3: 신랑(불알)이 상한 자나 신(남근)을 베인 자는 여호와의 총회에 들어오지 못하리라...'
암튼 여기서 파악되는 바는 무조건 신체적 결함을 가진 자는 교회에 발을 들여 놓을 수 없다는 뜻으로 들려진다. 근데 어찌하여 이런 소년들을 고자로 만들어가면서까지 교회에서 신을 찬양하게 했단 말인가? 물론 이런 나의 생각은 신학적인 견해가 아니고 종교학자로서 종교학적인 견해임을 밝혀둔다. 대 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까지 이런 교리에 동참했는데 신학적으로는 어떤 해석을 내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에 이런 방법으로 희생(?)되었을 소년들의 인생을 위해 지금 교회가 해 줄 수 있는 방법은 뭘까? 혹 우리는 지금도 어떤 종교 교리에 휘말려 또다시 이런 유사한 희생을 당하는 이들은 없을까? 도대체 종교가 던지는 교리가 뭐란 말인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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