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문제 놓고 빅딜할 가능성 높아

11년만의 남북정상회담이 목전으로 다가오면서 금강산관광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금강산 관광은 1998년 6월과 10월 당시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소떼 방북’의 결과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떼방북’은 결국 한달 뒤인 11월 18일 역사적인 금강산 관광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승객 1360명을 태운 금강호가 강원도 동해항을 떠나 북한 장전항에 도착함으로써 금강산 관광의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하지만 2008년 7월11일 관광객 박왕자 씨가 북한 초병이 쏜 총탄에 의해 사망하면서 중단, 10년째 먼 산만 보고 있다.

금강산 관광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핫 이슈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회담에서 북측은 금강산 관광재개를 주장할 것이고, 남측은 이산가족상봉 등 이산가족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금강산관광과 이산가족문제를 놓고 남과 북이 빅딜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가운데 금강산 관광재개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핵과 미사일에 대한 대북제재와 북한과의 교류를 금지시킨 5.24조치의 처리 등 관광보다 먼저 해결해야할 선결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것이다. 금강산 관광은 개성공단과 함께 경제문제이다. 북한의 경제제재가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에 관한 논의를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금강산 관광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기대가 워낙에 뜨겁다보니 무시할 수 없는 ‘뜨거운 감자’가 될 것이 유력하다. 그렇다보니 부정론자들 중 일부는 금강산관광문제는 일단 정상회담이 있은 후, 각론으로 들어가면서 논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하기도 한다.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국민적 기대와 관심은 차치하고라도 생존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지역민들은 금강산 관광 재개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바로 강원도 고성군 주민들이다. ‘고성통일특별자치구’지정요구까지 하고 있는 고성군에 따르면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 관련업소 수백 개가 문을 닫고 실직한 종업원들이 고향을 떠나는 등 막대한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 고성군이 집계한 피해액은 3300여 억 원, 휴·폐업 업소는 400여 곳에 달한다. 이에 따라 지역민들은 금강산관광재개를 위해 호소문 전달, 상경집회, 정책건의, 건의문 발송 등 그야말로 피나는 노력을 해왔다.

고성군만이 아니다. 고 정주영 회장의 대북사업노력 덕분에 금강산 관광사업을 맡아 시행해 오던 현대아산은 2008년 관광객 피격사망사고로 사업이 중단된 이후 9년 동안 1조 5000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보고 있다. 현대는 이번 정상회담결과 금강산 관광사업이 재개될 것으로 믿고 있는 눈치다. 현대는 최근 금강산 관광사업 재개에 대비한 인력구성 및 시설 개·보수 등의 운영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광업계에도 장밋빛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1998년 금강산관광 사업이 시작된 이후 약 10년 동안 여행사, 숙박업계, 수송업체 등 관련업체들은 약 2000억 원의 이익을 남겼고, 2000여 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이들의 수입은 결국 국민총생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남북정상회담 관련주식마저 이번 정상회담에 부응해 춤을 추고 있다.

금강산 관광 재개를 놓고 현대, 고성주민, 관련업계 등은 물론 국민적 기대와 관심이 끓어오르고 있는 가운데 내일이면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최종암 기자 rockjc@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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