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래퍼2' 김하온 "누군가의 길잡이 될수 있는 래퍼 꿈꿔"

김하온

"물 흐르듯이 가다 보니 우승이란 영광도 거머쥐었습니다."

엠넷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 '고등래퍼' 시즌2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하온(18)은 '명상래퍼'라는 자타공인 별명답게 차분하고 여유로웠다.

25일 전화로 만난 김하온은 "그동안 지켜온 신념이 옳은 길로 밝혀진 것 같아 행복하다"고 했다.

명상과 태극권이 깊이 있는 가사를 내놓는 비결이라고 평소 밝힌 그는 "'나를 찾고 싶다'고 생각하고 미디어를 접했을 때 다들 명상을 추천하더라"며 "따라 해보니 정말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아서 계속하게 됐다. 또 명상과 비슷하면서 좀 더 동적인 게 뭘까 생각했는데 태극권이 있기에 영상을 보고 독학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서 '고등래퍼' 시즌1과 '쇼미더머니' 시즌6에 지원했으나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그리고 '고등래퍼' 시즌2에 나타난 그는 전혀 다른 랩스타일로 처음 만난 것 같은 인상을 심어주는 데 성공했다.

김하온은 "스킬은 자연스럽게 는 것 같다"며 "다만 가사에 뭔가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진짜 나라고 말할 수 있는 게 필요했다. 욕설 같은 것들은 제게는 불필요한 증오처럼 보였다. 제 안에 없는 것을 억지로 만들어내서 망치고 있진 않나 싶었고, 제가 진짜 좋아하고 스스로 떳떳한 음악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무대 준비 과정에서 스스로 그만뒀던 모교를 찾기도 했다.

"학교를 떠날 때 친구들에게 장난으로 '성공해서 돌아올게'라고 했는데 어느 정도는 충족한 것 같아서 떳떳하게 갈 수 있었어요. 또 많은 분이 반겨주시고 멋있다고 해주셔서 좋았어요. 한때 속했던 곳에서 인정받은 거니까요."

그는 "자퇴한 것을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다"면서도 "단순히 학교가 싫고, 학교에 있는 시간이 아까워서 자퇴를 고민하는 친구들에게는 그래도 학교 안에 있으라고 말해주고 싶다. 학교 안에 있는 것도 나름의 모험이고, 동시에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조금 더 차분하게 고민하길 권한다. 충동적인 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엠넷 제공]

[엠넷 제공]

 

김하온은 싸이퍼 영상부터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바코드' 등 참여한 주요 곡이 음원 차트를 휩쓸면서 공식 데뷔 전부터 '괴물신인'이라는 호칭을 얻었다.

김하온은 이에 대해 "'내가 잘하고 있구나' 생각하면서도 과대평가 받는 느낌도 들어 계속 겸손하자고 스스로 다짐했다"고 말했다. '바코드'에서 함께한 이병재에 대해선 "좋은 친구이자 라이벌이라 앞으로도 계속 함께 음악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가 앞으로 어디에 소속될지도 가요계의 큰 관심사다. 벌써 다양한 레이블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김하온은 이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는 10대들이 힙합에 열광하는 이유를 묻자 "힙합은 자유를 전제로 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우리나라 10대들은 대부분 억압받으며 살잖아요. 애초에 학교에 간다는 게 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교육을 받는 것에 동의하는 거니까요. 그런데 힙합은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고, 하고 싶은 걸 하는 거예요. 그래서 많이들 좋아하는 것 같아요."

김하온은 '고등래퍼2' 출연 내내 자신을 '여행자'에 비유했다. 그의 외모와 닮은 '어린왕자'를 연상하게도 한다. 지금의 여행지는 어디이고, 래퍼로서 앞으로 꼭 도달하고 싶은 목적지는 어디냐는 물음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여전히 어딘지 모르는 곳으로 날아가는 중이에요. 꼭 도달하고 싶은 곳은, 누군가에게 길잡이가 될 수 있는 래퍼가 될 수 있는 지점요. 인생을 헤매는 분들이 제 음악을 듣고 가사를 보고 어렴풋이나마 길을 찾으면 좋겠습니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