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민 대전 둔산경찰서 갈마지구대 순경

 

얼마 전 처음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중 하나인 페이스북을 시작했다. 아는 사람들의 홈페이지가 자동으로 연결된다. 일촌을 맺던 시절과 달라진 인터페이스에 적잖이 놀랐다.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지 모른다고 했던가? 여기저기 둘러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러던 중 10여년 만에 고등학교 동창의 홈페이지를 발견했다. 반가운 마음에 연락을 했더니 의정부에서 일하는 친구가 출장차 대전이라는 답변이다. 부랴부랴 약속을 잡고 오랜만에 만나 가벼운 식사와 맥주로 회포를 풀기로 했다. 어색할 것 같던 10여 년의 공백은 맥주 한잔에 날려버리고 추억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즐겨하던 게임이야기부터 싫기만 하던 야간자율학습이야기까지 소재가 바닥날 법도 한데 계속 이어진다. 멈출 줄 모르던 대화는 친구 녀석 핸드폰 소리에 잠시 중단되었다.

걸려온 휴대폰의 발신자가 제수씨인 것을 확인한 친구 녀석이 무표정한 모습으로 퉁명스럽게 답변을 한다. “왜 무슨….” 말을 마치기도 전에 환한 표정으로 바뀌며 친구가 딸 이름을 부른다. 수화기 넘어 들려오는 아이의 목소리에 몸을 배배 꼬며 설레는 목소리로 “아빠가.”라며 애교까지 부린다. 그렇게 몇 분의 전화가 끝나고 아이 자랑을 시작한다. 휴대폰에 저장한 각종 동영상이며 사진들이 온통 딸뿐이다. 자연스레 화제가 아이 이야기로 넘어갔다.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다 갑자기 친구가 학교폭력에 대해 물어봐 왔다. 곧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게 될 딸아이가 걱정이 된다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언을 구해 온다. 걱정하는 친구에게 경찰관들이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달래주고 술자리를 파했다.

이렇듯 학교폭력은 학생뿐만이 아니라 학부모에게도 상당한 부담이고 걱정거리이다. 또한 최근 들어 학교폭력의 심각성은 더더욱 커지고 있다. SNS에 올라온 온몸이 피범벅에다가 신고를 하지 못하도록 옷이 벗겨진 채 사진이 찍힌 피해 학생을 보면서 이제 학교폭력은 단순한 미성년자 범죄 수준을 넘어 강력범죄 이상의 파급력을 가진 심각한 사회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듯 심각한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경찰에서는 학교폭력의 심각성과 피해의 정도가 커지고 있는 것에 대응하고, 제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법률을 제정, 다양한 대책을 세우고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일선 학교에서는 환경 설계를 통하여 사전예방에 효과적인 셉테드 기법을 도입하고, 학교 전담 경찰관들이 직접 학교에 가서 눈높이에 맞춘 학교폭력 예방교육 등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다시 말해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제도적 정비와 예방 교육을 통한 가해자 및 피해자 인식 전환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폭력 예방은 경찰의 노력만으로는 아쉬움이 있다. 우리 모두가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신고자며, 감시자라는 생각이 필요하다. 은밀하게 이뤄지는 폭행과 협박으로 고통 받을 수 있는 학생들을 위해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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