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식에게 먹일 수 없는 제품은 만들지 않는다.” 
1999년 대전 유성구 신성동에서 시작, 지금은 상서동에 터전을 잡은 이가네식품의 경영철학이다. 어찌 보면 식품업계에선 당연한 철학이지만 새삼 의미 있게 들린다. 최근 음식 등 식생활과 밀접한 제품에서 위생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탓이다. 이가네식품은 맛도 맛이지만 영양과 건강을 모토로 설립된 기업으로 로고와 더불어 회사명 앞에 바른 한 그릇을 내세우고 있다. 철저한 위생이 보장된 음식만을 만든다는 자부심이다. 향후 원하는 기업상 또한 ‘바른 기업’이다. 이가네식품이 매년 정기적으로 음식을 기부하면서 봉사하고 있는 선행도 바른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다. 식품업계에서만 35년 동안 외길을 걸어오고 있는 이재수(55) 이가네식품 대표이사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전화위복 된 IMF…‘위기는 곧 기회다’ 

“제가 몸을 담았던 식품 기업을 모두 성공으로 이끌었지만 저 또한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를 피해갈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오히려 위기가 기회가 된 셈이죠.” 
1997년 IMF 외환 위기로 많은 이들이 실직하게 됐지만 이 대표이사에겐 전화위복이 됐다. IMF로 인해 좌절을 겪을 수도 있었던 그가 오히려 IMF를 기회로 삼으면서 그간 쌓아온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창업의 호기(好機)로 잡으면서다. IMF가 터지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그는 약 15년 동안 식품업계에서 조리원 총 책임자로 대기업 수준의 연봉을 받으면서 오랜 기간 몸을 담으며 식품업계에선 성공의 보증수표로 불렸다. 그가 거쳐 간 10여 곳의 식품업계를 모두 성공으로 이끈 덕분이다. 그에게 창업에 따른 기술적인 부분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이미 갈고 닦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그러나 조리사가 경영자로 나서다 보니 주변의 따가운 시선에 대해선 부담이 갔던 건 사실이다. 아무래도 식품업계의 거장으로서 많은 기업을 성공 반열에 올리다보니 주변 식품업계의 경쟁의식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모든 중소기업의 주머니 사정이 비슷하듯 창업 초기투자 비용의 부담에 대한 어려움도 있었다. 좋은 음식을 만들기 위한 조그만 시설 하나하나를 구매하는 데에도 재정상 한계가 그를 가로막았다. 그러나 그에겐 늘 든든한 조력자가 곁에 있었다. 그간 그와 함께 성공을 이끌었던 직원들과 그의 가족이다. 이 대표이사는 지금의 ‘이가네’가 있기까지엔 본인의 부단한 노력도 있었지만 주변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다고 단언한다. 

#. 본연의 맛을 위한 끈질긴 노력 

“혀가 살아있을 때 음식의 간을 봐야 정확합니다. 아침 또는 저녁에 음식을 만들더라도 그 다음날 새벽 입을 헹구고 간을 봐야 정확한 음식의 맛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야 음식에서 무엇이 부족한 지를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음식 본연의 맛을 찾기 위해 그가 수십 년째 행해온 일상이다. 이외에도 음식을 향한 그의 집념은 그칠 줄 모른다. 창업 초기 육수를 중심으로 판매했지만 지금은 갈비탕, 육개장, 불고기 등의 음식까지 뻗어갔다는 사실이 그의 음식 솜씨를 방증한다. 이토록 메뉴가 다양화될 수 있었던 건 이 대표의 요리에 대한 끊임없는 궁금증에서 비롯됐다. 본연의 업무에 대한 시간이 아닌 경우엔 다른 음식점을 일일이 찾아가 다양한 맛을 보고 직접 만들어보는 것이 일상화됐다. 점차 프랜차이즈점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가네식품 대리점 또한 프랜차이즈점의 비중도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존에는 개인 대리점과 프랜차이즈점 비율이 7대 3으로 개인 대리점이 많았지만 최근엔 5대 5로 비등해진 것이다. 현재 음식을 납품하는 곳만 전국에 50여 곳이 넘는다. 이토록 납품하는 곳이 매년 늘어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음식의 위생과 맛에 대한 입소문이 자연스럽게 저절로 퍼지면서다. 해당 기업의 직원들은 위생이 보장된 음식을 직접 만들다보니 자연스럽게 직원이 음식을 직접 구매하기까지 한다. 또 위생검사를 나온 사람들은 검사를 나왔다 오히려 음식의 맛에 반해 음식을 사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이 대표의 철저한 위생 관념은 음식의 조리부터 시작해 배달되는 전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 배송되는 음식물에서의 문제가 아닌 배송 자체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무조건 반품하도록 만든 것이다. 
“음식의 맛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위생입니다. 건강을 위한 음식이라면 당연히 음식의 조리에서부터 소비자에게 음식을 전해주는 마지막 단계까지 위생적으로 철저해야 합니다.” 

#. 나눔을 실천하는 바른 기업을 꿈꾼다 

“우연히 우스갯소리로 시작한 봉사가 중독이 되더라구요. 향후 가능하다면 서민들과 더 가깝게 접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점을 운영하고 싶습니다.” 
깨끗한 음식을 만드는 것에서 한 발 더 나가 최근 생겨난 이 대표의 또 다른 철학이다. 비록 조그만 회사이지만 1년에 한 두 번은 꼭 기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음식에 대한 뚜렷한 소신이 있는 만큼 봉사에 대한 열정도 대단하다. 이가네식품은 5년여 전부터 정기적으로 음식 기부를 하고 있다. 좋은 음식을 만드는 일에 대한 자부심이 있기 때문에 기부 또한 음식으로 승부하는 것이다. 음식도 알리고 봉사도 하고 이가네식품에겐 일석이조인 셈이다. 우연찮게 시작한 봉사로 인해 그에겐 또 다른 꿈이 생겨나기도 했다. 이가네식품을 기반으로 서민과 가까이 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점을 오픈하는 것이다. 지금은 음식을 만들어 납품하는 것이지만 직접 음식을 손님에게 내놓는 것이 꿈이다. 조리사로 장기간 일했던 그의 오랜 바람이기도 하다. 가격은 이미 퍼져 있는 프랜차이즈점과는 차별화한다. 이미 음식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제조공장이 있어 일반 프랜차이점과 달리 유통비가 없기 때문에 비교적 사람들에게 음식을 저렴하게 내놓을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향후 5년 내 매출을 100억 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의 매출 수준에 비한다면 단지 희망사항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지금껏 이가네식품이 성장해왔던 과거에 비춰보면 불가능해보이지도 않는다. 

글=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사진=전우용 기자 yongdsc@ggilbo.com 

◆이가네식품(www.leeganefood.co.kr)은 1999년 대전 유성구에 회사를 설립, 정통방식의 육수 가공 기법과 10여 년간 유명 식품업체 종사 경험을 토대로 한국 고유의 맛을 내는 육수를 자체 개발해 판매하고 있는 업체다. 또 냉면육수와 비빔장 등의 생산을 시작으로 해 2002년 충북 청원군으로 이전 후 갈비탕, 뚝배기 불고기와 같은 육류가공을 본격적으로 다루며 고객에게 한발 더 다가갔다. 2009년 대전 대덕구 상서동으로 확장이전하고 2012년엔 농협하나로마트, 프레시원 등에 입점했으며 같은 해 대전시 농협유통과에서 발행한 대전의 식품산업에 등재되기도 했다. 2014년엔 우송대 상호 교류 협력관계 LINC 사업단 계약체결을 했고 이듬해 대전대 산학협력단과도 협력 협약 계약을 체결했다. 또 2016년 클린사업장과 위험성평가 우수사업장 인증을 받았고 지난해엔 대전시 유망중소기업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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