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 천경필 지휘자, 합창음악극 초연

별이 되어 사라진 독립 영웅들이 한 자리에 모여 다함께 노래한다.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은 오는 19일 오후 5시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애국 열사들의 뜨거운 삶을 그려낸 합창음악극 ‘마지막 편지’를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은 편지를 매개체로 독립 운동가들의 삶과 열정을 되돌아본다. 합창 음악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준비한 천경필 예술감독(지휘자)은 공연 기획과 준비에 4년여의 시간을 할애했을 정도로 공연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천 감독은 “4년 전 대전시민대학에서 전국 최초로 독립군가 부르기 프로그램이 개설돼 강의를 한 적이 있는데 그 전에는 몰랐던 독립열사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가슴이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며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사명감을 갖고 이 역사를 음악을 통해 알려야겠다고 결심했다”고 계기를 밝혔다. 그는 독립의 역사는 인물에 대한 투영이 제일 중요하다고 판단해 인물을 중심으로 음악극을 채웠다.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독립운동가 유관순, 윤봉길, 김구, 안창호, 안중근 등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애국지사들의 이야기를 ‘편지’를 매개로 펼쳤다. 천 감독은 “역사적 인물들의 삶과 사건의 연대기를 초월해 재구성했다”며 “시대적 배경이 달라 고민을 하다가 안중근 의사 모친의 편지에서 아이디어를 내 편지를 매개체로 삼게 됐다. 그들이 남긴 편지를 단순한 편지가 아닌, 순국선열들이 후대의 우리들에게 남겨주신 메시지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뮤지컬과 오페라와의 중간정도 되는 작품이다. 합창음악극이라는 성격을 강조하기 위해 합창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간다. 천 감독은 “그동안의 합창극은 이름과 달리 합창이 삽입되는 수준이었으나 이번에는 합창이 절반 이상이 나오고, 독창 등이 연이어 나오게 했다”며 “그동안의 합창극과는 다르게 합창과 솔리스트, 그리고 이야기를 채우는 배우들과 어우러지는 종합 예술적인 작품이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때문에 이번 공연에는 국립합창단 전임 작곡가를 역임한 허걸재 작곡가와 이승원 대본, 윤상호 연출 등 각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뭉쳤다. 그는 “한정된 예산임에도 불구하고, 연출이나 조명, 음향, 작곡 등 실력있는 분들이 참여를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 뿐”이라며 “앞으로 30년을 무대에 올린다는 생각으로 지난 4개월 동안 대본과 작곡을 10번 이상 수정과 보완을 거쳤다. 창작극이지만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과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30년 동안 이 공연을 무대에 올리겠다는 그의 자신감은 오는 19일 초연 무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천 감독은 “주변에서 30년이 아니라 100년이 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했을 때, 정말 그렇게 될 수 있게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며 “대전에서 만들었지만 전국, 세계투어 공연에서 작품을 볼 수 있게 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그는 “청소년합창단의 공연을 통해 많은 학생들이 선열들께서 조국을 찾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셨는지, 그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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