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1번지’ 천안 구본영-박상돈 빅매치
아산 무주공산 … 서산 4파전 양상
공주 오시덕-김정섭 리턴매치 예상
청양 이석화・홍성 김석환 3선 도전 이목
현직 3선 연임제한 금산 격전지 떠올라

4년 전 보수색채가 짙었던 충남 기초단체장 선거지형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대통령 탄핵과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중도하차, 남북정상회담 등 다양한 변수로 여・야 어느 쪽도 우위를 가늠하기 어려운 가운데 ‘현직 프리미엄’에 도전하는 여당의 공세로 집약되는 모양새다. 사진은 태안세계튤립축제 행사장에서 펼쳐진 정책선거 캠페인 모습. 충남선관위 제공

각 정당에서 후보 공천이 속속 이뤄지면서 6·13 지방선거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지방선거의 백미(白眉)라고 할 수 있는 단체장(시장·군수) 선거의 라인-업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정국은 선거체제로 돌입하는 양상이다. 특히 이번 6·13 지방선거는 ‘남북화해무드’ 등 국정 현안의 도드라진 변수 속에서 치러질 공산이 커지면서 각 후보 캠프의 선거전략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현직의 수성 여부와 함께 국정운영 중간평가로서의 의미 부여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더불어 충남의 경우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중도하차에 따른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 충남과 충북 각 기초지자체단체장 선거 지형을 들여다본다.

충남 기초지자체의 경우 4년 전엔 보수의 깃발이 많았다. 전통적으로 보수의 색채가 짙은 곳이다. 현 여당의 경우 시 단위에선 선전했지만 군 단위까진 파고들지 못 했다. 도내 7개 군 가운데 군수 자리를 꿰찬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러나 최순실 국정농단과 대통령 탄핵이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관통하고 촛불정국 속에서 정권이 교체된 이번 6·13 지방선거의 분위기는 그때와는 사뭇 다르다. 수성을 해야 하는 보수진영의 입장에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세기의 메가 이벤트까지 이끌어내면서 ‘한반도의 봄’이 화두로 떠오른 상황에서 보수진영의 입지는 분면 좁아졌다. 물론 현 여당도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중도 낙마와 도시자 후보 선출과정에서의 잡음 등이 터져 나오면서 선거전이 매끄럽지 못 하게 흘러가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보수진영 후보는 ‘변화’의 모습이, 여당 후보는 어깨에 힘을 뺀 ‘겸손함’이 선거 전략의 핵심에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충남 기초단체 선거는 전반적으로 ‘퇴색되는 보수색…봄 바람 탄 여당의 공세’로 요약된다.

◆서북부권(천안·아산·당진·서산·태안)
충남 정치1번지인 천안에선 4월 30일 시장직을 내려놓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한 더불어민주당 구본영 후보와 재선 국회의원 경력의 자유한국당 박상돈 후보 간 빅매치가 예상된다. 두 후보는 육사 선후배 사이에 전역 후 행정 관료의 길을 걸어왔다는 공통점이 흥미롭다. 천안의 경우 진보성향이 대체로 강한 곳으로 분류되는 상황에서 집권 여당의 프리미엄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구 후보가 다소 유리한 상황이지만 한동안 피선거권이 박탈됐던 박 후보의 권토중래(捲土重來)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충남지사 출마를 위해 복기왕 시장이 자리를 내려놓은 아산은 무주공산이다. 예비후보 간 경쟁이 뜨거울 수밖에 없다. 경선을 통해 후보가 된 더불어민주당 오세현 후보와 바른미래당 유기준 후보가 일단 단일후보로 등록했고 자유한국당에선 박경귀·이교식·이상욱 예비후보가 치열한 당내 경선 과정을 걷고 있다. 역시 진보적 지역색이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민주당이 조금 유리하지만 표심은 아직 굳혀지지 않았다. 복 전 시장의 도지사 후보경선 탈락의 후폭풍도 변수다.

당진에선 재선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김홍장 현 시장과 행정관료 출신인 자유한국당 오성환 후보, 의정경험과 도시설계 분야 CEO 경력을 가진 바른미래당 이철수 후보가 맞붙고 서산에선 여당 프리미엄의 더불어민주당 맹정호 후보와 현역 프리미엄의 자유한국당 이완섭 현 시장, 조규선 전 시장의 불출마로 일찌감치 후보 타이틀을 얻은 바른미래당 박상무 후보, ‘진보’의 선명성으로 무장한 정의당 신현웅 후보의 4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태안에선 선거에 잔뼈가 굵어진 막강 후보들이 치열한 경합을 벌인다. 자유한국당 한상기 현 군수와 무소속 김세호 전 군수가 공천을 받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선 가세로·강철민 예비후보가 치열한 당내 경선의 문턱을 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민주당 공천은 8∼9일 경 결정될 전망이다.

◆중부권(공주·청양·홍성·예산·보령)
공주시장 선거는 3파전의 진검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오시덕 현 시장과 바른미래당 고광철 후보가 확정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선 윤석우·김정섭 예비후보가 경선 절차를 밟고 있는데 경선 과정에서 잡음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윤·김 예비후보 모두 여당 주자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인데 만약 김 예비후보가 공천을 받게 되면 오 시장과의 리턴매치가 성사된다.

청양에선 3선에 도전하는 이석화 현 군수와 충남도 농정국장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김돈곤 후보, 4년 전 공천 박탈의 아픔을 겪은 바른미래당 김의환 후보, 군의회 의장 출신인 무소속 이기성 후보 등 4명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홍성에서도 역시 3선 도전장을 던진 자유한국당 김석환 군수와 바른미래당 채현병 후보가 표심을 공략하고 있는 가운데 오배근·최선경 예비후보가 더불어민주당 공천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현직 군수의 틈바구니에서 민주당 후보들은 고공행진하고 있는 여당 지지율의 뒷받침을 받고 있다. 예산군수 선거는 ‘정중동’의 양상이다. 자유한국당이 황선봉 현 군수를 사실상 전략공천 해놓은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김영우·고남종·이병환 예비후보가 벌이는 경선경쟁에 몰입하고 있다.

보령에선 김동일 현 시장이 수성을 노리는 가운데 4번째 선거에 도전하면서 이시우 전 시장을 경선에서 따돌린 더불어민주당 김기호 후보, 대천농협조합장을 역임한 바른미래당 조양희 후보가 경합을 벌인다.

◆남부권(논산·계룡·금산·부여·서천)
논산에선 3선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황명선 현 시장에 맞서 자유한국당 백성현 후보와 바른미래당 이창원 후보가 격돌한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경선 과정에서의 불협화음을 조기에 봉합해 두 후보가 깔끔하게 본선을 치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황 시장과 백 후보는 8년 만의 리턴매치를 치르게 되는데 논산 출신 두 거물(안희정·이인제)에 대한 표심도 일정 부분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중도·보수를 표방하는 이 후보의 선전 여부에도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계룡시장 선거 역시 3파전이 예상된다. 4선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최홍묵 현 시장과 자유한국당 이응우 후보, 바른미래당 이기원 후보가 공천을 받았다. 4년 전 무소속으로 출마해 고배를 마신 이 후보는 자유한국당의 타이틀로 최 시장과 리턴매치를 하게 된다. 최 시장과 이 전 시장은 앞선 두 번의 대결에서 승패를 한 번씩 주고받았다.

부여에선 자유한국당 이용우 현 군수와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후보가 다시 한 번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두 후보 모두 당내 경선을 뚫고 공천을 받았다. 이 군수가 이기면 3선 고지를 밟게 된다. 그러나 절치부심 4년을 기다리면서 표밭을 다진 박 후보의 도전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금산은 현 군수의 3선 연임 제한과 맞물려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현직 프리미엄이 사라져서 인지 여당 프리미엄에 관심이 쏠리는 양상이다. 문정우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았지만 민주당 탈당 뒤 무소속으로 나온 박범인 후보의 경쟁력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자유한국당은 이상헌 후보를 공천했고 바른미래당은 박찬중 후보를 선택했다. 여기에 무소속 김진호 예비후보가 가세하는 양상이다.

서천에선 자유한국당 노박래 후보가 재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박노찬·유승광·조이환 예비후보가 더불어민주당 경선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김기웅 예비후보가 무소속으로 가세할 전망이다. 지난 3월 노 후보는 정치자금법 위반 고소사건에 휘말려 주춤하는 듯 했지만 빠르게 혐의에서 벗어나는 양상인데 이 문제가 향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 고소사건이 계획에 의한 정치적 음해로 귀결될 경우 노 후보는 경쟁력을 더욱 더 굳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이 얼마나 매끄럽게 경선을 끝내고 힘을 모으느냐가 관건이다.

이기준 기자·본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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