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地選 민주 4곳서 승리
한국당 1곳 건지며 참패 면해
현재 민주 3-한국·미래 1곳씩
유성구 제외 현직 방어전 나서
대덕구 첫 女구청장 탄생 관심

대전지역 민선 7기 기초단체장 선거는 5개 구(區) 중 허태정 전 청장이 시장 선거 출마를 위해 일찌감치 사퇴한 유성구를 제외하곤 현역 구청장들의 방어전이 펼쳐진다. 바른미래당 소속 한현택 동구청장,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용갑 중구청과 장종태 서구청장, 자유한국당 박수범 대덕구청장이 바로 그들이다. 현직 프리미엄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한현택·박용갑 청장은 3선, 장종태·박수범 청장은 재선을 각각 노리는 가운데 구청장 선거에는 처음 등장한 지역 정치인들의 거센 도전이 예상된다. 무주공산(無主空山)인 상태에서 치러질 유성구청장 선거에선 8년간 구정을 책임졌던 허 전 청장의 영향력이 얼마만큼 판도에 미칠지 주목된다.

◆완성된 대진표, 결전 앞으로
여야의 대전지역 구청장 선거 대진표는 사실상 완성돼 41일 뒤 어떤 결과를 낳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민주당은 중구청장과 서구청장 후보로 각각 박용갑, 장종태 현 청장을 단수 공천한 데 이어 지난달 23일과 24일 권리당원 ARS 투표 및 일반 유권자 안심번호 여론조사를 각각 50%씩 반영하는 방식으로 경선을 실시해 동구청장 후보로 황인호 전 시의원, 유성구청장 후보로 정용래 전 유성구 비서실장, 대덕구청장 후보로 여야를 통틀어 유일한 여성인 박정현 전 시의원을 확정했다.

민주당에 앞서 3월 말 구청장 공천을 완료해 세(勢)를 다져온 한국당은 동구청장 후보에 성선제 전 한남대 법대 교수, 중구청장 후보에 정하길 전 충남대병원 상임감사, 서구청장 후보에 조성천 변호사, 유성구청장 후보에 권영진 구의원, 대덕구청장 후보에 박수범 현 청장을 배치시켜 권토중래(捲土重來)를 모색하고 있다.

원내 제3당 바른미래당의 경우 현재 세 곳의 후보를 결정했다. 동구청장 후보로 한현택 현 청장이 나서고, 서구청장 후보로 특허청 공무원 출신의 이재성 변리사, 유성구청장 후보로 심소명 전 유성구 자치행정국장을 공천했다. 중구에선 송인웅 중구지역인권센터 대표가 표밭을 다져 왔고, 대덕구청장 후보는 좀처럼 적임자를 찾지 못한 채 인물난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4년 전 압승과 참패…뒤바뀐 여야 이번엔?
4년 전 민선 6기 지방선거에선 당시 제1야당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이 5개 구 중 4곳의 단체장(동구-한현택 56.36%, 중구-박용갑 50.91%, 서구-장종태 48.29%, 유성구-허태정 60.71%)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고, 집권여당이었던 새누리당(현 한국당)은 대덕구(박수범 46.49%) 한 곳만 가까스로 건지며 참패를 당한 바 있다.

한현택 동구청장은 2016년 1월 민주당을 탈당해 안철수 대표를 따라 국민의당(현 바른미래당)에 참여하면서 현재 대전 5개 구는 민주당이 3곳,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각 1곳씩을 점유하고 있다.
과연 여야가 뒤바뀐 채 치러지는 6·13 지방선거에선 대전 5개 구의 정치 지형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에 이목이 쏠린다.

◆동구 ‘3자 대결’ 확연, 대덕구 ‘사상 첫 女 구청장’ 탄생 주목
가장 관심을 모으는 지역은 동구다. 민주당-한국당-바른미래당 간의 3자 대결 구도가 확연하고, 당세로는 약세인 바른미래당 소속 현직 구청장(한현택)이 3선 고지를 넘보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5선 지방의원인 황인호 후보(구의원 4선+시의원 초선)를 내세워 이를 저지할 수 있을지, 현직 국회의원(이장우)의 지원을 받는 한국당의 정치 신인(성선제)이 두 거물 사이에서 얼마만큼 선전할지 흥미로운 대결로 꼽힌다.

대전에서 1995년 민선자치시대 개막 이후 사상 첫 여성 단체장 탄생 여부도 주목을 끄는 대목이다.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을 지낸 박정현 전 시의원이 당내 경선에서 압승(4명의 후보 중 66.52% 득표)을 거두며 집권여당의 대덕구청장 후보직을 꿰차 그 어느 때보다 여성 구청장 배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지역정가의 분석으로, 박 후보와 박수범 현 청장 간의 일전은 진보-보수 진영의 충돌일 뿐만 아니라 성(性) 대결 양상도 띤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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