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이인제 충남도지사 후보가 3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공약발표 기자회견을 한 뒤 지사 임기내 실행을 약속하는 ‘공약보증수표’에 서명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문승현 기자

자유한국당 이인제 충남도지사 후보가 “남북정상회담은 위장평화쇼에 불과하다”는 홍준표 대표의 발언에 대해 “제1야당 대표로서 해야 할 말을 한 것”이라며 적극 두둔하고 나섰다. 한국당 내부에서조차 반발 기류가 터져 나오고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는 “제발 말조심 좀 했으면 한다”고 점잖게 타이른 것과 큰 온도차를 보인다. 이 후보의 ‘위장평화쇼’ 지지 발언은 연일 강경한 언사를 쏟아내며 보수층 끌어안기에 공을 들이고 있는 홍 대표를 등에 업고 충남의 보수세력을 결집하려는 선거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3일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충남비전선포식’에서 “남북정상회담의 핵심은 북한이 거의 완성해놓고 있는 핵을 포기시키는 비핵화인데 판문점선언은 핵 없는 한반도라는 목표를 실현한다면서도 구체적인 방법에 관해선 특별한 합의를 이뤄낸 게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이어 “(위장평화쇼 발언은) 판문점선언으로 북핵위기가 다 해소되고 평화가 온 것처럼 들뜨는 분위기를 경계한다는 차원에서 나온 야당대표의 발언으로 이해하는 게 온당하다”고 홍 대표를 감싸며 “나도 그렇게 본다”고 동조했다.

이 후보는 또 “북한이 핵을 모두 포기하고 개혁개방을 하며 책임 있는 국가로, 민족구성원으로 협력과 번영의 노력을 한다면 누가 북한에 다른 말을 하겠느냐”면서 “과거 북한은 핵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결정적인 순간에 합의와 파기, 다시 위기로 긴장을 높이는 행태를 되풀이 해오지 않았느냐”고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그러면서 “보수정당을 지지해온 많은 국민들이 지난 대선을 겪으며 많이 위축돼 있고 흩어져 있는 게 사실”이라며 “정당지지율 등으로 미뤄 아직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보수의 가치를 지지하는 국민들이 다시 결집해 주리라 믿는다. 선거를 통해 한국당의 부활이 시작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공약을 발표하는 충남비전선포식에서 ‘2030 충남비전 1·3·5프로젝트’와 분야별 7대 도정목표를 공개했다. 1·3·5프로젝트는 충남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을 10만 달러로 만들어 GRDP 전국1위 광역단체로 만들고, 기업 유치와 정주여건 개선을 통해 충남의 인구를 300만 명까지 늘리며, 신규 일자리 50만 개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도정목표 7가지로는 ▲천안 성환 종축장 이전부지를 4차산업혁명 전진기지로 건설(경제분야) ▲어르신 통합복지카드 발급 및 저상버스 도입(복지분야) ▲어린이집부터 유치원, 초·중·고교까지 공기청정기 지원 및 공립 어린이수영장 건립(보육·교육분야) ▲수도권 미세먼지총량제 충남까지 확대(안전·환경분야) ▲충남 아레나(문화예술복합건물) 건립(문화·체육·관광분야) ▲농어업재해보험 자부담 50% 감면(농업·어업·축산업분야) ▲내포신도시 혁신도시 추가지정과 10만 명 정주인구 구현 및 천안 제2청사 설치로 경제부서 분산·배치(지역균형발전)를 내세웠다. 이 후보는 공약 발표 뒤 지사 임기 내 실행을 약속하는 ‘공약보증수표’에 서명하는 퍼포먼스를 했다.

내포=문승현 기자 bear@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