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어린이날부터 7일 대체 휴일까지 사흘의 연휴가 완성됐다. 가족과 함께 교외로 나가 연휴를 보내는 것도 좋지만 복잡함을 싫어하는 이들은 집에서 ‘방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런데 집에만 멍하니 있기엔 시간이 아까운 게 사실이다. 그저 10대나 20대로 돌아가 게임만 주야장천하는 것도 정신건강엔 가끔 좋을 수 있다. 사흘간의 연휴를 바치면 충분히 클리어할 수 있는 플레이스테이션4(PS4) 게임을 소개한다.

◆ 갓 오브 워

그리스로마신화의 신을 때려잡던 크레토스가 목표(?)를 북유럽으로 정했다. 3부작으로 나왔던 전작인 갓 오브 워 1·2·3는 막장 짓을 일삼던 신을 촘촘한 스토리라인에 따라 당위성을 확보한 주인공이 때려 부수던 이야기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번 작은 전보다 더욱 강화된 스토리라인을 보여주며 북유럽의 신까지 때려잡아야 하는 이유를 깔끔하게 설명한다. 아들과 함께 여정을 떠나는 크레토스에게 북유럽의 신들이 개입해 어쩔 수 없이 목숨을 걸고 아들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아내의 유언을 시행하기 위해 전투를 벌여야 한다. 특히 그리스로마신화에 비해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북유럽신화에 대한 소개를 설명하는 방식 역시 게임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이번 작에선 나이 든 크레토스를 표현하기 위해 카메라뷰를 변경했으나 호쾌한 액션과 타격감은 여전하다. 간단한 퍼즐 역시 흥미요소다. 여기에 롱테이크 기법을 통해 게임 중 로딩을 모두 없애 집중도를 높였고 최근 유행하는 오픈월드 형식을 일부 채택해 클리어 후 즐길 수 있는 콘텐츠도 적지 않다. 이번 작 역시 전작과 마찬가지로 3부작이 될 가능성이 높아 다른 작품처럼 깔끔하게 엔딩이 맺어지지 않는 아쉬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이어질 스토리와의 연계적인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 충분히 이야기를 잘 풀었다. 플레이 시간은 이것저것 천천히 즐긴다는 가정에 넉넉잡고 약 30시간이다.

◆ 몬스터헌터 월드

PS4라는 괴물같은 하드웨어를 만나 이전작보다 훌륭한 그래픽으로 무장한 올 1분기 최고작이다. 발매 당시 물량이 없어 게임숍에서 대기줄을 만든 작품이다. 거대한 공룡 모습을 한 몬스터를 잡아 조사하는 게임으로 주인공은 몬스터를 포획, 토벌하는 조사단원이다. 이전 작에선 일반 대륙에서 이야기가 펼쳐졌지만 이번 작은 신대륙으로 무대를 옮겼다. 신대륙이란 이름처럼 새로운 몬스터가 출현하고 주인공은 이들을 잡아야 한다.

다른 게임처럼 주인공의 무기가 정해진 게 아니라 한손검, 대검, 랜스 등 중 자신에게 제일 잘 맞는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스토리는 신대륙으로 향한 주인공이 다른 조사단원과 파티를 맺어 거대 몬스터를 잡는다는 것이다. 실상 별다른 스토리가 없지만 몬스터헌터 월드의 장점은 스토리가 아니다. 바로 거대 몬스터를 힘들게 잡고 여기서 나오는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다. 거대한 모습만큼이나 몬스터의 체력과 공격력은 상상을 초월하는데 아예 어려우면 포기하겠지만 적당히 어려워 오히려 승부욕을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몬스터를 쉽게 잡기 위해 다양한 무기 업그레이드 재료가 나오는데 무기를 최고 레벨까지 업그레이드 시키고 싶은 물욕(?)까지 생기게 한다.

무엇보다 온라인을 통해 다른 플레이어와 협업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플레이를 하다 어렵다고 느껴지만 지체없이 바로 구조신호를 보내보자. 흔히 말하는 ‘고인 물’이란 고수들이 나타나 단 한 대도 맞지 않고 몬스터를 잡아주는 광경을 볼 수 있다. 플레이 시간은 약 10시간 내외면 가능하지만 온라인으로 즐길 거리가 많아 더욱 늘어날 수 있다.

◆ 다크소울3:더 파이어 페이즈 에디션

다크소울3 오리지널이 GOTY(Game Of The Year)를 수상한 걸 기념해 2016년 출시한 다크소울3에 모든 DLC를 넣은 작품이다. 다크소울 시리즈는 그야말로 상남자의 게임이다. 검과 마법, 그리고 잔인하게 디자인된 괴물들은 그야말로 남자가 생각하는 판타지의 집약체다. 대신 밝은 분위기가 아닌 어두운 분위기다. 게이머 사이에선 ‘다크소율류’라는 장르로 부르기도 한다. 끊임없이 ‘유다희(You Died)’ 양을 만나 잘못하면 패드를 집어 던지게도 하는 말도 안 되는 난이도, 불친절한 스토리, 불편한 맵 등 플레이어를 괴롭히는 요소가 상당하다.

모순적이게도 이런 시스템이 더욱 마니아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스토리 역시 친절하지 않지만 플레이어가 유추해 완성해 나갈 수 있도록 했다. 이 게임에선 일명 잡몹마저 상당한 실력으로 플레이어를 맞는다. 물론 보스몹은 정말 클리어하라고 디자인된 건지 제작자 멱살을 잡고 싶을 정도로 어렵다.

해당 작품은 출시 1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온라인에서 굉장한 인기를 자랑한다. 온라인에선 고이다 못해 썩다시피 한 플레이어가 넘쳐나므로 플레이 중 어려워지면 곧바로 도움을 요청해보자. 햇병아리 플레이어를 기다리는 ‘썩은 물’의 아이템 선물도 기대할 수 있다. PC로도 발매됐기 때문에 진입장벽은 낮은 편이지만 다시 한 번 강조하는데 난이도는 절대 낮지 않다. 실력에 자신 있다면 플레이 시간이 3시간 이내도 가능하겠지만 워낙 높은 난이도로 20시간 이상은 각오해야 한다. 참고로 유튜브에 오른 타임어택 중 1시간 30분 만에 클리어한 영상이 있고 간혹 플레이시간을 100시간 넘긴 게이머도 볼 수 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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