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다. 5일 어린이날을 비롯해 8일 어버이날까지 가족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이날 연휴기간 볼만한 가족영화와 책을 소개 한다.

◆ 전쟁속 피어난 가족애...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지난 1999년 개봉한 이 영화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처참한 유대인 수용소 안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지켜낸 한 유대인 아버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는 로마에서 갓 상경한 시골 총각 ‘귀도’가 운명처럼 만난 여인 ‘도라’에게 첫 눈에 반하면서 시작된다. 이내 약혼자가 있는 도라와 결혼을 하게 된 귀도는 보물같은 아들 조수아를 얻게 된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중 조수아의 생일날 갑작스레 들이닥친 군인들은 유태인인 귀도와 조수아를 수용소로 끌고 간다. 이 소식을 들은 도라 역시 기차에 따라 오른다. 귀도는 아들을 달래기 위해 무자비한 수용소 생활을 단체게임이라 속이고 1000점을 따는 우승자에게는 진짜 탱크가 주어진다고 말한다. 전쟁이 거의 다 끝나가자 수용소의 독일군들은 증거를 없애기 위해 유태인들을 죽이러 수용소 밖으로 끌고 나간다. 귀도는 조수아를 창고에 숨기고 아내를 찾아 나서다 경비병에게 붙잡히고 만다.

이탈리아의 유명한 코미디 배우인 로베르토 베니니가 감독, 각본,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영화사에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1999년 제71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음악상, 외국어영화상, 제51회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비롯해 전 세계 유수 영화제 62개 수상에 빛나는 작품이기도 하다. 지난 2016년에는 이 같은 인기에 힘 입어 재개봉 하기도 했다.

◆ 전혀 다르지만 이상하게 닮은 그들...영화 ‘그래 가족’

그래 가족은 남남처럼 서로 연락과 교류를 끊고 살아왔던 삼남매들에게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11살 짜리 남동생이 예고없이 생기게 되면서 벌어지는 과정을 다룬 영화다.

가장 어리지만 남매들 중 가장 어른스러운 막내 낙이를 통해 각자가 마음속에 숨겨두었던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잊고 지냈던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는 모습은 누군가의 가족이기도 한 우리 모두의 공감대를 이끌어낸다. 먹고 살기 바빠 서로를 외면하고 잊고 지내온 삼 남매와 그런 형과 누나를 그리워했던 낙이, 평범한 가족의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전한다.

이 영화에서 낙이의 등장 전 가족의 모습처럼 현대사회의 문제점으로 꼽히는 가족공동체가 부재된 모습이 스크린 너머 우리 현실과 너무 닮아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 누구보다 가족을 그리워했던 낙이는 천진난만한 순수함으로 가족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가 하면, 때로는 어린아이답지 않게 가족들을 위로하며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 오늘 당신이 무척 그립습니다...소설 아버지

핵가족화가 사회의 이슈로 떠오르던 1996년에 발행된 소설로 이듬해 발생한 외환위기와 겹치면서 엄청난 이슈가 됐다.

현대 사회에서 아버지들이 겪는 고민들이 고스란히 묻어나오는 내용과, 이제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게 된 암으로 인해 시한부 선고를 받은 한 가장의 마음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암이라는 사실에 절망하고 괴로워하지만 결국 현실을 인정하고 자신의 사후에 남게 될 가족을 위해 준비를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가족들이 다 알게 되고 난 뒤 병원에 입원하게 되나 암으로 인해 초췌해져가며 고통 받는 자신과, 그런 자신을 보며 슬퍼하는 가족을 생각하며 안락사를 요청하게 된다.

이 소설은 출간한지 20년이 더 넘었지만 오늘날 우리에게 가족에게 힘이 되는 아버지, 아버지의 힘이 되는 가족애를 느끼며 진한 감동과 위로를 얻을 수 있다.

박현석 기자 phs2016@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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