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박원순, 경기 이재명, 경남 김경수, 송파을 최재성 등 與 우세

  6·13 지방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국이 선거 열기로 뜨겁다. 당 창당 이후 역대 가장 높은 지지도를 기록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보수의 대표주자이자 제1야당으로서의 체면치레를 해야 하는 자유한국당,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이후 첫 시험대에 선 바른미래당, 국민의당 탈당파들이 호남지역을 지지기반으로 한 지역정당으로서의 생존 가능성을 타진하는 민주평화당, 非보수정권 아래서 진보정당의 새로운 역할 변신을 시도하는 정의당 등 각 당의 사정은 제각각이지만 이번 지방선거의 승패가 각 정당의 생존과 영향력을 가름할 중요한 갈림길이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이처럼 각 정당의 사활을 건 정면승부가 전국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지만 그 중 유독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는 곳이 있다. 단순히 해당 지역의 승패를 넘어 지방선거 전체의 승패를 결정지을 격전지들을 가 본다.

 

왼쪽부터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

■ 서울시장 선거

수도 서울의 상징성 때문에 이곳에서의 승리가 지방선거 전체 승패를 판가름한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선거구다. 항상 여야를 대표하는 중량급 주자가 맞붙어 격전을 벌여왔으나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초반 판세로만 볼 때 격전지로 넣어야 할지부터 고민해야 할 것 같다. 그만큼 3선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후보의 압도적인 우세가 점쳐진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와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가 각각 배수의 진을 친 채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아직까지는 역부족이다. MBC가 여론조사업체 코리아리서치에 의뢰, 지난달 30일부터 5월 1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원순 후보가 48.3%, 안철수 후보가 16.5%, 김문수 후보 9.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다소 싱거워보이는 초반 판세지만 선거는 끝까지 가봐야 안다는 격언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현재 여론조사에 드러나지 않는 ‘샤이 보수’들을 배제할 수 없고,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의 ‘김용민 막말 파문’이나 지난 2006년 지방선거의 ‘박근혜 커터칼 테러’처럼 어느 날 어느 사건으로 여론의 광풍이 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

■ 경기지사 선거

현역인 남경필 경기지사가 연임에 도전 중이지만 재선고지를 밟기엔 험난해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초강세라는 전국적인 강풍 앞에 위태롭게 흔들리는 촛불 신세다. 적어도 선거 초반 지지율 판세로는 그렇다. MBC-코리아리서치 조사(지난달 30일부터 5월 1일까지 실시)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0.9%의 과반 이상 지지율을 확보, 15.5%에 그친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를 3배 이상 앞서고 있다. 이재명 후보의 아킬레스건일 수 있는 친문세력과의 정서적 적대관계, 일베 수준의 악플을 달아온 트위터 사용자 08__hkkim이 이 후보의 아내 김혜경 씨 아니냐는 이른바 ‘혜경궁 김씨’ 논란 등이 남경필 후보로서는 반전의 여지다. 즉, 스스로의 경쟁력이나 정책선거가 아닌 네거티브 공세만이 돌파구인 만큼, 선거 중후반 가장 많은 뉴스에 오르내릴 선거구가 될 전망이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태호 자유한국당 후보.

■ 경남지사 선거

최근 가장 뜨거운 정치권 이슈인 ‘드루킹 사건’의 진원지다. 야당의 집중공격을 한 몸으로 받아내고 있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버티고 있는 선거구다. 정치권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자유한국당의 특검도입 요구 및 단식투쟁까지 불러온 사건임에도 정작 선거의 표심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MBC-코리아리서치 조사에서 김경수 민주당 후보가 38.7%를 기록, 27.9%인 김태호 자유한국당 후보를 두 자릿수 격차로 앞섰으며, MBC 경남이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김 후보가 58.3%로 김태호 후보(28.8%), 김유근 바른미래당 후보(3.8%)를 크게 앞섰다.

사실 두 사람은 이미 한 번 맞붙은 전적이 있다. 2012년 총선 '김해을'에서 격돌, 김태호 후보가 52.11%, 김경수 후보가 47.88%를 얻어 약 4.23%포인트 차이로 김경수 후보가 패배했다. 물론 이번 선거는 지난 정권의 국정농단 파문, 현 여당에 대한 높은 지지도, 남북정상회담으로 인한 훈풍 등 4년 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서 치러질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인 김 후보가 지방선거 최초로 PK에 더불어민주당의 깃발을 꽂는데 성공할지, 여섯 번 선거에 출마해 단 한 번도 진 적이 없다는 김태호 후보의 불패신화가 이번에도 지속될지 관심거리다.

 

왼쪽부터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후보, 배현진 자유한국당 후보, 박종진 바른미래당 후보.

■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국민의당 소속 최명길 전 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 상실형을 받아 보궐선거를 치르게 됐다.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 중 하나인 송파는 전통적으로 자유한국당의 강세지역이지만 최근 전국적인 현상인 여당의 지지도 고공행진이 강남에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고, 여당 중진인 최재성 의원과 젊고 예쁜 보수의 뉴 아이콘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가 맞붙는 화제성 때문에 단숨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여기에 바른미래당에서는 박종진 전 채널A 앵커까지 출사표를 던져 3파전 구도를 이루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로 살펴본 현재 스코어는 최재성 의원의 가뿐한 우세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가 지난달 2~3일 송파을 주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3자 대결에서 최재성 후보가 48.9%를 얻어 배현진 후보(27.5%)와 박종진 후보(11.3%)를 20%포인트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선거가 다가올수록 보수 표심 집결이 이뤄질 경우 자유한국당의 강세가 도드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MBC-코리아리서치 및 MBC 경남-리얼미터, 리서치뷰 여론조사의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재명 기자 lapa8@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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