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아이디어·참신한 상상력에 디자인을 불어넣다

박창후 꿈을담은틀 대표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N포세대 등의 신조어가 자주 입에 오르내린다. 청년들의 심각한 취업난을 풍자한 말들이라 적이 씁쓸하다. 취업문이 좁아지면서 직업 선택에 있어 적성보다는 안정성과 임금 등을 앞에 두는 청년들도 많아지고 있다. 인지상정이라지만 그들이 직장생활을 즐길 수 있을까?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재미있는 회사를 만들어보겠다는 신념으로 창업을 한 이가 있다. 박창후(45) ‘꿈을담은틀’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3D 업종으로 분류되는 디자인회사에서 누구보다 즐겁고 누구보다 행복하게 그리고 함께 나아가기를 희망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젊어서의 도전 그리고 아픔
박 대표가 창업을 한 때는 그의 나이 29~30살 무렵이다. 대학 졸업 후 2년이라는 짧은 시간의 직장생활을 끝으로 어리다면 어리고 젊다면 젊은 나이에 새롭게 도전했다. 성장통은 무척 아팠지만 무언가를 배워나갈 수 있던 시간으로 그는 추억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재미있는 회사를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으로 창업을 하게 됐습니다. 조금은 무모해보이지만 젊다보니 도전할 수 있었죠.”

창업 초반 대부분이 겪는 ‘힘듦’을 박 대표 역시 견뎌내야 했다. 더욱이 디자인이라는 분야에서 신생회사는 명함조차 내밀기 힘들었다.
“사업 초반 네트워크가 부족하다보니 일을 만들기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쌓인 포트폴리오가 없다보니 내세울 만한 무언가가 부족했죠. 믿고 맡기는 고객을 만나기 힘들었습니다. 일을 맡겼다 한들 신생기업이라고 생각해서인지 쉽게 이용하려는 경향도 많았습니다. 일을 하고 돈을 못 받은 경우도 있었죠.”

그가 사업을 시작한 첫 해 올린 매출은 7000만 원 정도였다. 한도 1억 원의 그의 신용카드는 1년 사이에 목이 찼다. 직원들 월급이 밀리는 일도 생겼고 카드 독촉에 사재를 털어야만 했다.
“참 어려웠습니다. 부양해야할 가족이 있던 직원과는 어쩔 수 없이 이별을 해야 했죠. 아등바등 노력했던 시절입니다. 그러면서 몰랐던 것들에 대해 하나씩 배워나갈 수 있었습니다. 회사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것들이라든지, 사람들과의 관계 같은 것들 말이죠.”

#. 성장하다
밑바닥을 혹독하게 찍은 그에게선 이제 여유로움이 풍겨 나온다. 사업 초창기 얻은 상처를 잘 치유하고 덧나지 않도록 관리해온 덕분이다.
“심각하게 밑바닥을 경험한 덕분에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꿈틀만의 문화입니다.”

인력난은 어느 중소기업이든 마찬가지다. 특히 디자인 분야는 이직율이 매우 높다. 이직율을 낮추기 위해 박 대표는 나름대로의 규정집을 만들어 그것을 바탕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디자인 분야에선 내부 규정이 체계적이지 않은 곳이 많습니다. 인사고과에서도, 관리 측면에서도 말이죠. 우선 체계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공직에서 사용하는 규정집을 우리 회사에 맞게끔 재편집했습니다. 한 번에 그치지 않고 직원들의 의사를 반영해 3번 개편했어요.”
박 대표는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직원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한다. 창의적인 일을 해야 하는 업종에서 회사 분위기가 경직돼 있다면 사고가 나기 때문이다. “이 분야에서 대표를 어려워하면 사고가 납니다. 소통이 되지 않으면 작은 소동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던 일이 폭탄이 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컨트롤타워 역할은 유연해야 할 때가 더 많다’고 말하는 그는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직장 내부의 일을 곪기 전에 해결하려 합니다. 시간이 허락할 때면 직원들과 개인적 혹은 둘씩 점심식사를 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또 분기별로 컬쳐데이를 운영합니다. 오전만 근무하고 오후에는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하죠. 이후에는 회식으로 이어집니다. 사이가 좋지 않았더라도 이러한 계기를 통해 반전된 결과가 나오기도 합니다.”

박 대표의 이러한 몸짓은 회사 옥상에서 빛을 발한다. 지난해 9월 도안으로 이사한 ‘꿈을담은틀’은 회사 옥상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했다. 파티를 위한 그들만의 아지트다.
“사옥을 이전하고 한 달 뒤쯤 퇴사한 직원들까지 모두 모아 파티를 열었습니다. 회사를 떠났다고 하더라도 인간적인 관계를 꾸준히 이어온 탓에 타 지역에 있는 전 직원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됐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박 대표는 1년에 한 번 워크숍을 떠난다. 대학교 때 MT를 떠났던 것처럼 직원들끼리 팀을 나누고 게임을 한다. 그날만은 그렇게 친구가 된다. “워크숍에서 웃고 떠들었던 기억이 회사에서 일할 수 있는 에너지를 갖게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추억을 공유하기 때문이죠. 자연스럽게 회사에 좋은 인재들이 찾아오는 효과도 있습니다.”

#.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나간다
박 대표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보겠다고 말한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프리마켓을 열기도 하고 작품 활동하는 작가들에게 공간을 대여해 주기도 하며 파티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루프탑을 빌려줄 생각을 한다. 회사가 딱딱한 곳이 아닌 함께 즐거울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보통의 디자인 회사는 일하는 시간은 긴데 반해 적은 봉급을 받는 3D업종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인재들이 가고 싶어 하는 회사로, 힘들게 일하지 않아도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보려 합니다.”
목표를 명확히 설정한 박 대표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디자인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인테리어 소품 유통은 물론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해 그 안에서 생산된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생산·판매한다.

“야근을 밥 먹듯 하거나 본인이 싫어하는 디자인을 하는 경우가 없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일은 즐겁게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시종일관 여유롭고 유쾌한 박 대표는 자유롭고 즐거운 미래를 꿈꾼다.
“회사 내부 상황이 안정된다면 해외를 많이 다녀볼 생각입니다.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아이템화해서 직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작은 시장에서 작은 파이를 나눠갖기 위해 아등바등하기 보다는 넓은 세상에서 넓고 크게 보고 고부가가치의 일을 찾아보려 합니다.”
구성원들이 즐겁고 재미난 가운데 역량을 펼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는 박 대표의 비상이 기대된다.

글=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사진=전우용 기자 yongdsc@ggilbo.com

 

꿈을담은틀(www.kkumtl.com)은
제품·시각디자인과 VR라이더 및 콘텐츠개발을 주력으로 하는 우수디자인 전문기업이다. 생활 속에서 발견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제품기획, 연구개발, 제품디자인, 시제품 제작, 브랜드 개발과 더불어 양산품 생산, 마케팅 및 홍보 등 사업화 전주기 상 수반되는 지적재산권, 국내·외 홍보·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등의 토탈 디자인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다. 또 디자인을 기반으로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감성에 맞는 혁신적인 제품개발과 시장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년간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워오고 있는 유망기업으로 손꼽힌다. 그로 인해 축적된 다양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2회 연속 우수디자인전문회사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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