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심은 마구가 아니다, 90% 투심 던져 와르르 경기 수두룩

시즌 초반 엄청난 반전, 하지만 투심만 고집해 타자들 눈에 익어 

연합뉴스

한화이글스의 초반 엄청난 상승세는 타자들의 끈질긴 승부가 한 몫을 했다. 선발투수가 일찍 무너져도 막강한 불펜이 뒷문을 잠가줬고, 한 점 한 점 차근히 따라가 결국 역전승을 거두는 일이 많아졌다. 

막강한 불펜진에는 전천후 투수 송은범이 있었다. 2015년 한화로 이적한 송은범은 지난해까지 내리막길을 걸었다. 한화에 이적하여 3년 동안 기록한 승패는 4승 24패를 기록, 제역할을 하지 못했다.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송은범은 송진우 투수코치와 정민태 2군 투수코치에게 투심 패스트볼(이하 투심) 장착을 제안했다. 실밥 2개만 잡고 던져 속도는 살짝 느리지만 공의 움직임이 많아지는 구종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투심의 움직임은 살아있었고, 구종의 특성상 땅볼로 타자들을 처리했다. 하지만 문제는 의외의 곳에서 발생했다. 

'투심만 던진다, 던지는 공이 모두 투심이다'라는 지적이 일었다. 일례로 3이닝 40개 공 중 26개가 투심이었다. 시즌 초반 타자들을 삼진을 당하거나 땅볼로 물러났다. 

투심에 자신감이 붙은 송은범은 이후 주구장창 투심만 던졌다. 그 결과 공이 눈에 익은 타자들은 자신감있게 배트를 휘둘러 송은범을 무너뜨렸다. 1사 만루, 2사 2, 3루의 경우에서 두 타자를 상대하면서 13개의 투심만을 던졌으니, 공의 움직임이 살아있다 하더라도 맞을 수밖에 없다. 

대부분 주자가 있는 상태에서 올라온 송은범은 선발투수가 내보낸 타자들이 홈을 밟으면서 자신의 자책점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18경기에 나와 3승 3패, 평균자책점 3.24라는 기록이 증명한다. 

송은범은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은 던지는 투수다. 투심을 장착했다 하더라도 볼 배합 등을 통해 타자들을 상대할 수 있지만 투심만을 던지는 것은 선뜻 이해가진 않는다. 송은범의 투심은 마구가 아니다.

유상영 기자 you@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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