許 병역 등 각종 의혹 관련해 입장 표명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가 9일 대전시당에서 열린 시장?구청장 후보 ‘대전, 새로운 시작’ 비전 공동선언문 발표식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최 일 기자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가 자신을 둘러싸고 제기된 각종 의혹과 관련해 구체적 해명 없이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만 반복했다. [관련기사-1위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인가? 근거 있는 의혹 제기인가? 許 둘러싼 루머 선거 다가올수록 퍼져]

허 후보는 9일 민주당 대전시당에서 열린 민선 7기 시장·구청장 후보 ‘대전, 새로운 시작’ 비전 공동선언문 발표식에서 병역 기피 의혹을 비롯해 잇따라 불거진 각종 의혹에 관해 해명을 해달라는 질문에 “선거 과정에서는 루머와 의혹이 돌아다닌다. 대체로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것이 공격의 수단으로 활용된다”면서 “경쟁은 의미있는 일이지만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 사실이 아닌 것에 기초해서 상대를 공격하는 것은 심각하게 선거에 악영향을 미친다. 법적 대응을 하겠다”라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병역 면제 사유인 ‘족지결손(足指缺損)’이 초래된 원인 등을 구체적으로 해명해 달라는 요구에는 “(병역 기피가)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반응을 하지 않을 것이다. (루머를 퍼뜨린) 당사자의 책임이 더 크다”라며 언급을 회피했다.

허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는 자해(自害)를 해 병역을 면제(1989년 5급 제2국민역 판정) 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금강일보가 취재에 나서자 “건설 현장에서 일을 하다가 다쳐 오른쪽 엄지발가락을 잃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발가락이 훼손되는 중대 사고를 당한 불운한 과거에 대해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은 채 “사실이 아니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금강일보를 통해 허 후보의 병역 기피 논란이 보도된 후 본보 취재진에게는 “허 후보가 고향인 충남 예산의 집에서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발가락을 잘랐다”, “전에는 밭일을 하다가 다친 것이라고 했는데 이번엔 건설 현장인가” 등 관련 제보가 잇따르며 그의 병역 면제를 놓고 ‘진실게임’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병역은 공직자를 대상으로 한 기본적인 검증 사항이고, ‘병역 면탈’은 ‘부동산 투기’, ‘위장 전입’, ‘세금 탈루’, ‘논문 표절’ 등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건 5대 인사 배제 원칙에도 적시돼 있다.

허 후보는 이 중 두 가지 사안에 현재 직접 연루돼 있는 상태다. 논문 표절의 경우 지난 2014년 사과문을 발표해 자신의 석사 학위논문이 타인을 논문을 80% 이상 표절했음을 인정했고, 6·13 지방선거 정국에 병역 기피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으로 허 후보 측이 주장하는 “1위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 “근거 없는 헐뜯기”를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명명백백히 사실관계를 밝혀야 한다. 그것이 시장 공백 사태라는 민선 6기의 아픔을 딛고, 민선 7기에는 새 희망을 품어야 할 대전시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 할 수 있다.

병역 외에도 허 후보에게 제기된 유성구청장 재직 시 아파트 고분양가 책정 과정에서의 불법 자금 조성 의혹, 측근의 매관매직 비리 의혹 등도 명백하게 해명을 해야 할 사안으로, 허 후보 측은 “별도의 해명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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