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성과 나쁠 시 정치적 부담 때문에 판문점 배제된 듯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달 26일 북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난 모습. [연합뉴스]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장소는 판문점이나 평양이 아닌 싱가포르가 확실해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각료회의에서 "우리는 시기를 정했고 회담 장소를 정했다. 우리는 사흘 안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한때 회담 장소로 유력했던 판문점에 대해서는 "거기는 아닐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후 미국 언론들은 회담 장소로 싱가포르를 특정하고 이에 대해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
  CNN은 미국 정부 관리들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북미정상회담을 싱가포르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라는 지시를 받고 준비작업에 착수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폭스뉴스 역시 6월 초로 예상되는 북미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개최될 것으로 파악됐다고 실시간으로 보도하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또한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 싱가포르가 가장 유력한 정상회담 개최지라고 보도했다.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 이후 판문점은 역사적 북미정상회담의 상징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소라는 점에서 쇼맨십이 뛰어난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장소로 선호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다.
  그러나 판문점 개최 자체가 북한에 정치적으로 이용될 소지가 있고 회담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귀국 때까지 한국에 머물러 있어야 하는 등 정치적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점 때문에 회담장소로 선택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싱가포르는 북한과 외교관계가 있고 북한 대사관이 위치하며, 아시아권 제3국 외교를 자주 원활히 진행한 바 있는 곳"이라고 회담 장소로 유력한 이유를 분석했다.
  회담 장소로 싱가포르가 확정된다면 구체적인 장소로는 샹그릴라 호텔이 손꼽힌다. 
  샹그릴라 호텔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연례안보회의인 '아시아안보회의'가 2002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는 장소다.

  김재명 기자 lapa8@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