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소연 세종시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분석요원

 
임소연 

꽃이 피면 봄이 오는 것을 느끼듯 각종 뉴스에 선거여론조사 기사가 많아지는 것을 보며 6·13 지방선거가 가까워짐을 느낀다. 수많은 사람들이 입을 모아 “여론조사는 믿을 게 못 된다”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선거여론조사’가 참으로 미움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선거여론조사 결과가 공표·보도되는 현실이 놀랍기만 하다.

선거여론조사는 왜 그렇게 미움을 받는 것일까? 여론조사기관이 여론조사 진행 중 발생하는 예상치 못한 조사품질 저하 요인과 비용과 시간 등의 이유로 최선의 조사계획을 수행하기 어려운 현실이 그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언론사가 여론조사 결과에 관해 지나친 ‘경마식 보도’(후보자의 공약이나 정첵에 대한 심층적 분석보다는 득표 상황만을 집중 보도하는 것)를 했을 경우, 사람들은 기사의 공정성을 넘어 여론조사 결과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아울러 각자가 가진 정치적 견해에 따라 같은 결과를 다르게 받아들이는 등 여러 이유가 뭉뚱그려져 선거여론조사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선거여론조사가 ‘뜨거운 감자’가 되고, 우리가 그 결과를 유심히 바라봐야 하는 이유는 바로 그것이 국민의 대표를 뽑는 ‘선거’와 관련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거여론조사의 신뢰성, 품질과는 별개로 선거권을 행사하는 유권자 입장에서 어떻게 여론조사를 받아들이고 의사결정과정에 활용하면 좋을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여론조사를 읽는 방법 중 ‘흐름만을 읽어라’라는 표현을 정말 글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 A 후보자의 지지도가 지난 조사에 비해 1%포인트 올랐기 때문에 현재 그의 지지율이 상승세라는 식이다. 반대로 B 후보자의 지지도는 0.5%포인트 하락했으므로 지지율 하락세라고 이해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표본 크기를 500명으로 가정하면 1%는 5명이고 0.5%는 2.5명이다. 이빈 지방선거의 세종시 유권자 수를 약 19만 명(2017년 4월 11일자 세종시 선거인명부 작성 기준 18만 9435명)으로 가정할 때 5명 혹은 2.5명의 변화로 특정 후보자의 지지율이 상승세라거나 하락세라고 해석하는 건 비약이란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후보자간 지지율 차이가 표본오차 범위 내 있을 때는 ‘독보적 1위’ 등의 순위에 대한 단정적 해석은 지양해야 한다. 후보자간 지지율이나 순위가 바뀔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 여론조사 결과를 해석할 때에도 응답률과 표본오차, 조사기간, 질문 내용 등을 충분히 고려해 읽어야 하며, 조사기관·조사기간·조사방법 등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유념하고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요인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 특정 후보자나 정당에 대한 지지율 수치와 순위만 받아들이고 의사결정과정에 정보로 활용한다면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심지어 본래 정보 수집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지방선거는 우리의 지역 일꾼을 뽑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선거에서 여론조사의 신뢰성과 품질을 높이는 것은 필수적으로 추구해야 할 사안이다. 물론 장기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점들도 있지만 유권자가 선거여론조사 결과를 올바르게 해석할 수 있는 방법에 관심을 갖고 그 결과를 잘 활용한다면 후보자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선거여론조사 결과에 관심을 갖고 올바르게 해석하기 위해 노력하는 현명한 유권자가 더 많아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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