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국가들 강력 항의 ... 미국 "무력진압 정당"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이 예루살렘으로 이전한 14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이스라엘과의 접경에서 대규모 항의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팔레스타인 구호대원들이 이스라엘 군과의 충돌로 부상한 주민을 들것에 실어 옮기고 있다. [AFP=연합뉴스]

 

  주 이스라엘 미국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에 항의하는 팔레스타인 시민들을 향해 이스라엘군이 발포, 어린이를 포함해 2000여 명이 사상하는 대규모 유혈사태가 벌어졌다.

  이스라엘군은 미국이 자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긴 당일인 14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시민들이 거세게 항의하자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사했다.
  이로 인해 현재까지 58명이 숨지고 2700명이 부상했다. 사망자 중에는 16세 이하의 어린이 도 8명이 포함됐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 같은 사상자 수는 지난 2014년 7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집중 폭격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이에 대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중동 국가를 비롯, 유엔과 국제인권단체 등은 이스라엘의 대응을 강력 규탄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스라엘이 대학살을 저질렀다"고 맹비난하며 사흘간의 애도 기간과 총파업을 선언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정당한 무력 사용이라는 입장이다. 
  이스라엘 측 주장에 따르면 이날 시위대는 돌과 폭발물을 던지고 타이어를 불태우며 분리 장벽을 부수려고 했고, 이에 현지 병력을 2배로 늘리고 최루탄을 쏘며 대응했으나 시위가 진압되지 않자 실탄을 쏘며 대응했다는 설명이다.

  미국도 이같은 이스라엘의 입장을 두둔하고 있다. 안보리는 이번 사태에 대한 성명을 추진했으나 미국의 반대로 채택되지 못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팔레스타인은 15일 '나크바(대재앙)의 날'을 맞아 또다시 대규모 시위를 벌일 것으로 보여 추가 유혈사태가 우려된다.

   김재명 기자 lapa8@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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