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방송, 조종사 고의 추락 '자살비행설' 제기

사고 발생 1년 전 2013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국제공항에서 촬영된 사고기의 모습.

 

  최악의 항공 사건으로 기록된 '말레이시아 항공기 실종' 미스터리와 관련, 조종사의 '자살 비행설'이 또 다시 제기됐다.

  호주 채널9의 탐사프로그램인 '60분'은 13일(현지시간) 방송에서 당시 실종된 여객기의 기장 자하리 아흐마드 샤가 고의로 추락시켰다는 '고의 추락설'을 전문가의 의견을 빌어 주장했다. 당시의 비행 항로와 실종 직전 방향을 튼 것 등에 비춰볼 때 우발적 사건이 아닌 샤 기장이 의도적으로 승객을 죽음으로 몰고 간 뒤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조종사이자 교관인 사이먼 하디는 사고 당시 레이더에 포착됐던 MH370편의 비행노선을 재구성, 샤 기장이 말레이시아와 태국의 경계를 따라 비행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탐지를 피하려고 각국의 영공을 넘나들며 비행했기 때문에 군이 다가가거나 무전을 수신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하디는 또한 샤 기장이 자신의 고향인 페낭 위를 지날 때 방향을 틀었다는 점에 의구심을 표명했다. 그는 "누군가 창문 밖을 보고 있었다"며 "(샤 기장의) 작별인사였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3월 말레이시아항공(MAS) 소속 여객기 MH370편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떠나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향하던 중 돌연 인도양으로 기수를 돌린 뒤 통신이 두절됐다. 당시 비행기엔 승객 227명과 승무원 12명 등 239명이 타고 있었다.

  이후 말레이시아와 호주, 중국은 대대적으로 수색을 벌였지만, 아직까지 잔해 등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하면서 항공사고 역사상 최악의 미스터리로 남았다. 

  사고 당시에도 샤 기장이 승객 납치 혹은 자살 등 고의 범행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그의 동료와 지인들은 범죄를 저지를 이유가 없다며 반박했고, 말레이시아 조사당국 역시 샤 기장에게서 범죄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재명 기자 lapa8@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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