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에서, 현직교육장이 제시한 참교육의 방향

수평적인 서양의 시간개념과는 달리 동양의 시간개념은 둥글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둥글게 돌아간다. 추운 겨울이 지나면 따뜻한 봄이 오고 뜨거운 여름이 지나면 시원한 가을이 온다. 이렇게 돌아가는 계절의 길목마다 마치 막간과도 같은 절기라는 것이 있다. 이 절기의 의미를 곱씹다 보면 참 오묘해서 세상살이의 진리가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심훈 작가의 ‘절기마다 웃는 얼굴 참살이 공부’라는 책을 보면서 ‘아, 정말 그렇구나’ 무릎을 치게 된다. ‘입춘, 경칩, 청명, 입하, 망종, 소서, 입추, 백로, 한로, 입동, 대설, 소한’ 12개의 절기에 교육을 접목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교육을 이야기하되 뜬구름 잡는 이론이 아닌,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손에 잡히는 실례를 중심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차례는 계절에 따라 4부로 나누고, 교육의 꽃을 피워보고자 하는 열망을 담아 자존감꽃, 풀꽃, 단풍꽃, 눈꽃으로 붙였다. 그리고 마지막 5부는 최근 교육의 흐름을 반영하여 좋은 열매를 맺자는 의미로 공부꽃이라 하였다. 다섯 영역마다 여는 시, 절기와 소통, 바른 공부법, 품성 도야, 글쓰기로 구성하였다.

이런 이야기를 조근조근 제대로 풀어낼 수 있는 능력은 이심훈 작가의 약력을 보면 알 수 있다. 가르치는 현장의 교사, 교육정책을 기획하고 수행하는 교육전문직을 두루 섭렵하고 현재는 아산교육지원청 교육장으로서 아산시의 교육을 지휘하고 있다. 이심훈 작가의 가장 매력적이고 경쟁력 있는 포인트는 시인이라는 것이다. 시인의 눈으로 바라보는 교육의 현장이 그저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교육자와 피교육자의 집단으로만 다가올 리가 없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사회에서 계절이 어떻게 변하는 지도 모르고 덩달아 바쁘고 피로에 지친 아이들, 학부모, 교사, 지역사회와 국가를 향해 참교육이 무엇인지, 참살이가 무엇인지 부드러운 목소리로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

“이른 아침 이슬 속에서 흙덩이를 밀어올리고 돋은 무싹이 가엾어 보입니다. 그래서 흙덩이를 모두 치워버린다면...(중략)... 아이들이 무거워 할까봐 흙덩이를 치워주는 교육은 삼가야 합니다. 마음이 조급하여 참기 어려운 게 문제입니다.” 이런 구절에 마음이 간다면 꼭 이 책을 읽어보시길 적극 권한다.
박순규(아산도서관장)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