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 시행에 거래건수 ‘뚝’
매물없는데 가격은 올라 한숨만

지난 1월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 시행된 분양권 양도세 중과로 세종의 1분기 거래 건수가 전분기보다 크게 떨어진 반면 가격은 오히려 올랐다. 거래 건수 하락폭은 청약조정대상지역 중 가장 컸다. 지난달 시행된 양도세 중과 역시 비슷한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서울과 경기, 세종 등을 청약조정대상지역으로 정하고 특히 서울 일부와 세종을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 등으로 중복 지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부터 분양권 양도세가 적용됐다. 30세 이상 무주택자 등 일부를 제외하고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 분양권을 전매할 경우 보유기간에 상관없이 양도세를 50% 단일세율로 내도록했다. 이에 양도세를 피하기 위해 지난해 4분기 매도인이 분양권을 대거 시장에 내놨고 1월부터 분양권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실제 지난해 4분기 세종의 분양권 거래 건수는 1443건이었으나 올 1분기 353건으로 76%나 감소했다. 이는 분양권 양도세가 시행된 지역 중 가장 큰 하락폭으로 경기 뒤를 이은 광명(-73.4%), 하남(-62.1%)과도 격차가 컸다.

거래는 크게 줄었지만 가격은 오히려 올랐다. 지난해 4분기 전용면적 84㎡인 16층의 한 아파트는 4억 1600만 원에 거래됐는데 같은 단지이고 같은 층은 올 들어 4억 8900만 원까지 올랐다. 전용면적 84㎡인 10층의 다른 아파트는 지난해 4분기 4억 555만 원이었으나 올 들어 1000만 원 상승했다. 이처럼 매물은 사라졌지만 가격이 올라 사실상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이 더욱 힘들어진 셈이다.

분양권 양도세 중과의 영향이 큰 효과를 보이며 지난달 시행된 양도세 중과 역시 거래절벽 현상과 가격 인상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분양권 양도세가 시행된 지역에서 지난달부터 아파트 거래 시 세율이 최대 60% 적용되는 양도세 중과가 시행됐는데 이 때문에 매매시장에 매물이 모습을 감췄다. 실제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기 전인 3월 세종의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470건이었으나 지난달 들어 191건으로 약 60% 줄었다. 이대로라면 부동산 보유세 개편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서민의 내집 마련의 꿈은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볼 수 있다.

세종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양도세 중과 시행 이전 분양권 양도세가 먼저 시행됐는데 갈수록 거래건수가 줄어든다. 그만큼 매도인 입장에선 강력한 정책”이라며 “그러나 실수요자 입장에선 매물이 나오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다. 거기에 양도세를 오히려 매수인에게 부담하게 하니 거래가 되질 않는다”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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