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이인제 충남도지사 후보가 연일 복지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일찌감치 충남을 ‘대한민국 복지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후보를 상대로 ‘복지엔 복지’ 전략을 구사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16일 천안·아산지역의 해묵은 과제 중 하나인 ‘버스-전철 통합환승 할인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두 지역 시민들은 2005년 수도권 전철이 천안까지 연장된 이후 줄곧 버스와 전철간 환승을 요구해왔다. 수도권통합환승할인제도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 합의로 운영 중이며 수도권 전철 10개 운영기관 모든 노선과 광역·좌석·직행·간선·지선·순환·일반시내버스·마을버스 간 환승이 가능하다.

이 후보 측은 “통합환승 할인제도를 시행한다면 천안, 아산에 있는 10개 전철역과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교통비 부담이 줄어 가계소득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며 “충남도가 협의체에 가입해 다른 시·도와 손실금액에 대해 합의한다는 전제로 인천시 수준인 70억 원 가량을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추산했다.

앞서 이 후보는 65세 이상 노인들이 의료·교통·미용·목욕 등 필요한 것을 선택해 쓸 수 있는 ‘어르신통합복지카드’를 공약했고 다문화가정의 육아비용을 낮추는 ‘도립키즈카페’ 등 유아시설을 확충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제도지사’를 내세운 이 후보의 복지공약 퍼레이드는 4선 국회의원으로 임기 대부분을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동하며 ‘국회 최고의 보건복지전문가’를 자임하는 양 후보를 견제하면서 상대적으로 뒤늦게 선거전에 뛰어든 후발주자의 약점과 정책간극을 메우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후보보다 석달 빠른 1월 4일 충남지사 선거출마를 공식선언한 양 후보는 아이키우기 좋은 충남, 노인이 행복한 충남, 사회양극화 해소의 충남 등 ‘더 행복한 충남’을 정책비전으로 제시했다. 양 후보는 곧 이어 같은달 22일 홍성을 시작으로 도내 15개 시·군을 순회하는 ‘더 듣겠습니다’라는 민생탐방에 나섰고 노인, 보육 등 복지분야 공약을 연달아 발표했다. 65세 이상 노인 버스비 전면 무료화, 고교 무상교육·무상급식이 대표적이다.

양 후보는 “노인복지법에 따라 수도권전철이나 도시철도를 이용하는 65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운임을 받지 않고 있지만 지방이나 외곽지역에선 이런 혜택을 누릴 수 없다”며 “어르신 버스비 무료화는 혜택을 보는 당사자뿐 아니라 그 가족들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사회경제적 이득도 상당히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우리나라 고교진학률은 99.7%에 이르고 고교생 1명당 가계는 입학금과 수업료로 연간 140만 원을 부담해야 해 사회양극화 우려가 있다”면서 “고교 무상교육, 무상급식을 우선시행하고 무상교복, 학교운영지원비, 교과용도서구입비 등 지원까지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양 후보는 노인 버스비 무료화 1154억 원, 고교 무상교육 1139억 원, 고교 무상급식 458억 원으로 각 공약 실현에 필요한 재원을 추계하고 정부와 시·군, 충남교육청 등 관계기관과 분담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내포=문승현 기자 bear@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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