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은 왜 짤까?
바닷물은 왜 짤까?
  • 김장식
  • 승인 2018.05.17 11: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고장 민담】 임금님 맷돌

1. 임금님 맷돌 

옛날 어느 임금님은 이 세상에 둘도 없는 아주 귀중한 보물을 가지고 있었다. 그건 얼른 보기에는 별것아닌 맷돌이지만 이 맷돌은 무엇이든지 원하는 물건의 이름만 대면 빙글빙글 돌면서 얼마든지 쏟아져 나오는 아주 신기한 것이었다. 

“금 나와라” 하면 맷돌은 금방 빙글빙글 돌면서 금이 나오고, “은 나와라” 하면 또 맷돌은 빙글빙글 돌면서 은이 나온다. 이런 신기한 보물을 임금님이 갖고 있다는 말을 들은 도둑은 이 맷돌이 얼마나 갖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대궐에 있는 보물을 어떻게 훔쳐낼 수 있겠는가? 도둑은 며칠을 두고 생각해 보았다. 도둑은 아주 옷을 잘 입고 대궐에 잘 드나드는 선비를 찾아가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다가 “임금님은 신하들이 못 미더워서 맷돌을 땅속에 깊이 묻었다지유?”하고 엉뚱한 말로 슬며시 선비의 눈치를 살폈다.

그러자 그 선비는 화를 벌컥 내며 “아니, 그게 무슨 말이오?” 

“아, 화내실 건 없어유. 세상 사람들이 그렇게 떠들기....” 

“당치 않은 말입니다. 신하를 의심하다니 그런 소리가 어디 있소?” 

“그러니까 헛소문이었군요. 맷돌을 도둑맞을까봐 땅속에 깊이 묻었다고 한 것은....” 

“천만에요 우리 임금님은 우리를 꼭 믿고 있기에 맷돌을 정원에 있는 잔디밭에 놓고 계신걸요.” 

“하아 그런데 세상 사람들은 그렇게 헛말을 퍼뜨렸군요.” 

도둑은 이렇게 능청을 떨면서 속으로는 빙그레 웃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선비는 “도둑질을 하려면 뒷동산으로 들어와서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 그렇지만 누가 임금님의 맷돌을 가져가겠소.” 하고 말까지 덧붙였다. 도둑은 이 말을 듣고 속으로 몇 번이나 ‘옳다. 이젠 됐다. 됐어!’ 하고 또한번 속으로 빙그레 웃었다. 그날밤 도둑은 달이 서쪽으로 기울기를 기다렸다가 뒷동산으로 해서 담을 넘어 들어가 맷돌을 훔쳐 가지고 나왔다. 도둑은 그 길로 옛날에 살던 고향으로 가서 숨으려고 했다. 고향으로 가기만 하면 행복하게 살 것 같았다. 

그러나 도둑은 고향으로 가는 길에서 사람을 만날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만 같아서 더 갈 수가 없었다. 금방 누가 쫒아와 뒷덜미를 잡는 것 같았다. 

“여보시오, 그 맷돌을 어디로 가지고 가는 거요!” 

누가 이런 말만 해도 몸이 바작바작 죄어드는 것 같았다. 그것도 그럴 것이 임금님이 맷돌을 잃은 것을 알고 군사를 풀어 놓았다가는 자기는 꼼짝없이 잡혀서 죽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도둑은 큰 맷돌을 가지고 먼 길을 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바닷가로 나가 배를 타고 가기로 했다. 도둑은 바다로 나왔다. 그러나 배는 없었다. 어디선가 시원한 바람이 불어 왔지만 몸은 자꾸 후끈후끈 달았다. 참다못해 다른 곳으로 가서 배 한척을 훔쳐 가지고 왔다. 그 배를 타고 육지에서 멀리 바다로 노저어 나아갔다.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 그러자 도둑은 임금님의 맷돌을 갖게 된 것이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저절로 콧노래가 나오고 어깨춤이 추어졌다. 덩실덩실 배도 신나게 달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도둑은 맷돌에서 무엇인가 나오게 하고 싶었다. 무엇을 나오게 할까? 쌀? 보리? 콩? 이런 것은 이제 별로 귀한 것같이 생각되지도 않는다.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살 수 있으니까 신기한 생각도 없다. 도둑은 돈을 주고 사기 어려운 것을 나오게 하고 싶었다. 도둑은 뱃머리에 앉아서 찰싹거리는 물결 소리를 들으며 얼마 동안 곰곰 생각하다가, “옳지, 그게 좋아! 그게!”하고 싱글벙글 했다. 그건 바로 소금이었다. 

그때는 소금이 몹시 귀한 때라 돈이 있어도 소금을 사기가 여간 힘들지가 않았다. 그러니까 소금만 있으면 얼마든지 돈을 벌 수가 있었다. “응 소금만 있으면 돼 곧 부자가 될 거야” 도둑은 다시 한 번 싱글벙글 웃고 나서 “맷돌아 돌아라! 힘껏 돌아라 소금 나오게!” 이렇게 힘껏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이 말이 떨어지기가 바쁘게 맷돌은 빙글빙글 돌면서 하얀 소금이 수북수북 나오기 시작했다. 도둑은 신이 나서 어쩔 줄 모르다가, “어디 진짜 소금인가 보자” 하고 소금을 한 웅큼 집어 들고 맛을 보았다. 정말로 소금인 것을 안 도둑은 다시 덩실 덩실 어깨춤을 추며 또 콧노래를 불렀다. 소금은 자꾸 쌓였다. 도둑은 이제 부자가 될 생각을 하니 기쁘기 한이 없었다. 도둑은 상상을 한다. 이제 대궐 같은 집을 짓고 , 수많은 하인들을 거느리고 임금님처럼 호화롭게 살아갈 생각을 한다. 

그러다가 도둑은 맷돌에서 소금을 그만 나오라고 하는 것을 잊고 말았다. 맷돌에서는 쉴 새 없이 소금이 쏟아져 나온다. 이윽고 배 안에는 소금이 가득히 쌓이고 배는 무거워서 천천히 바다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그래도 도둑은 그것도 모르고 부자가 되는 것만 좋아서 어깨춤만 추어댔다. 덩실덩실.... 도둑이 한참 신나게 춤을 추고 있을 때 배도 춤추는 듯 비실비실 하다가 그만 그 깊은 바다 속으로 가라앉고 말았다. 춤추던 도둑이 죽기 전에 그만 멈추라는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바다 속에 가라앉아서도 여전히 소금이 나오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도 바닷물은 짜다고 한다.

 

<자료제공=대전학생교육문화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