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지사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자유한국당 이인제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후보가 정책토론회를 두고 날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 후보 측은 19일 ‘양승조 후보는 맞짱토론을 즉각 수용하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 “이 후보가 충남의 미래에 관한 정책 대안과 공약을 놓고 맞짱토론을 벌이자고 제안한 데 대해 양 후보 측은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양 후보는 구차한 이유를 대지 말고 이 후보의 토론 제의를 즉각 수용할 것을 다시 촉구한다”고 압박했다.

앞서 이 후보 측은 14일 “누가 진정한 충남의 대변자로 자격이 있는지, 충남경제를 살릴 사람이 누구인지, 충남도민 앞에서 공개토론을 통해 검증을 받고자 토론을 하고자 한다”면서 토론회 카드로 선공을 날렸다. 또 “충남의 비전과 당면한 과제들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을 소상히 밝혀 도민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것은 공당의 당연한 책무”라며 “양 후보와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1대1 무제한 맞짱토론을 정식으로 요청한다”고도 했다.

이 후보 측은 토론회 개최 명분으로 후보자 검증과 유권자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를 내세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뒤늦게 전략공천을 받아 선거전에 뛰어든 만큼 자신에 유리한 구도로 선거판을 새롭게 재편해 보겠다는 의도가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전략대로 토론회가 성사된다면 이 후보는 ‘올드보이’ 프레임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관록의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얻는다. 2차례 대권도전, 6선 국회의원 출신이라는 화려한 경력과 언변을 도민에 어필하는 기회도 된다. 양 후보가 토론회 카드를 받아들이지 않아도 명분상 잃을 건 없다.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란 얘기다.

양 후보 측은 이른바 ‘맞짱토론’ 제안에 “일일이 대응할 가치가 없다”며 팔짱을 낀 모양새다. 상대방의 선거전략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양 후보 캠프 관계자는 20일 본보와 전화통화에서 “정말 토론회를 하고 싶다면 (캠프로) 직접 제안해야 할 텐데 그러지 않고 언론플레이만 하고 있다.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이라며 “토론회 수용을 재차 촉구한데 대해서도 대응하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오는 28일과 31일 방송사가 주관하는 후보자 토론회와 케이블TV 토론회 등 확정된 것만 4건에 이르는데 또 무슨 토론회를 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네거티브 공세로 지지율을 올리려 하지 말고 서로 존중하는 가운데 선거가 치러지길 바란다”고 토론회 거부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내포=문승현 기자 bear@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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