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섭 대전 제일고 배움터 지킴이

김천섭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부모님이 우리를 버린 것이 아니었어요’라는 제하의 눈물겨운 사연이었다. 어린이날 두 남매와 부모의 상봉은 감동의 드라마를 연상케 하듯 사랑은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고, 사랑은 절대로 끊어지지 않는 연결 끈이란 진리를 전해줬다.

37년 전 집안 사정이 어려워 친척 집을 전전하던 남매는 당시 10살인 아들과 7살인 딸은 작은아버지가 남매를 부모에게 데려다 주던 길에 엄청난 실수로 미아가 됐고, 유일한 목격자였던 작은아버지는 형님께 그 사실을 말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부모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아이들이 실종됐는지 알 수 없었지만 37년이 지난 2012년 잃어버린 자녀를 찾기 위해 실종 신고를 냈고, 경찰의 필사적인 노력으로 남매가 프랑스로 입양된 사실을 알게 됐다. 경찰은 프랑스 교민과 한인단체에 도움을 요청했고, 다행히 사연을 전해들은 교민들의 도움으로, 6년 만에 프랑스 작은 마을에서 양부모의 생업을 이어받아 제과점을 운영하는 남매를 찾아냈다.

37년 동안 친부모에게 버려졌다는 상처를 마음에 품고 살았던 남매는 한국에서 친부모가 자신들을 찾는다는 소식에 이미 마흔을 훌쩍 넘어 오해를 풀고 5월 5일 충남 당진에서 긴 아픔의 세월을 뒤로 한 채 부모를 만나 어린아이처럼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내가 아닌 다른 무언가를 위해 희생과 나눔을 하려 할 때 가장 방해가 되는 것은 나 자신의 처지부터 먼저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초월한 위대한 사람들의 발자취를 보면 그들의 길은 고난의 길이며, 자기희생의 길이었다. 희생할 줄 아는 사람만이 위대해질 수 있으며 존경받을 수 있다. 두 남매의 양부모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소외받고 힘들게 살아가는 소년소녀가장들이 있고,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 독거노인가정, 북한이탈주민가정 등이 있다. 이들에게는 5월 가정의 달이 그렇게 행복하고 기다려지는 5월이 아닐 수 있음을 우리는 잊지 말고 그분들과 나눔을 함께하는 5월이 되었으면 한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우리를 낳아주신 부모님, 우리를 가르쳐 주신 선생님을 위한 감사의 편지와 한 줄의 문자메시지는 보약과 같은 선물이 될 것이다. 가족들이 서로 맺어져 하나가 되어 있다는 것이 정말 이 세상에서의 유일한 행복임을 잊지 않는 5월. 행복한 가정의 달 5월로 기억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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