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 사고' 투스카니 의인 "감사하다는 인사 받았으면 된 것" 찬사 끊이지 않아...

차량 막아서는 투스카니 의인

고속도로에서 의식을 잃은 운전자의 차량을 멈춰 세우기 위해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 대형 참사를 막은 투스카니 의인에 대한 찬사가 끊이지 않고있다.

경찰 관계자는 "의식을 잃은 운전자의 차량이 계속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해당 차량을 멈추기 위해 고의로 사고를 낸 경우"라며 "일반적인 교통사고와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112 신고가 접수돼 정식 사고조사는 하고 있지만 두 운전자의 인명피해가 크지 않다"며 "사고를 낸 경위 등도 고려해 앞 차량 운전자를 입건하지 않고 내사 종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해 112에 사고신고가 접수됐을 경우 경미한 사고면 보험사끼리 보험금 지급 비율 등을 합의하고 경찰은 내사 종결한다.

이번 경우는 보험사끼리 합의 절차가 아직 남아 있지만, 과실로 일어난 사고가 아닌 구조를 하려고 일부러 낸 사고여서 형사입건 대상이 아니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한영탁씨는 "사고로 뒤쪽 범퍼가 약간 찌그러지고 비상 깜빡이 등이 깨져 보험사에 사고 접수를 해 둔 상황"이라며 "설사 내 과실이 인정돼 보험금이 오르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내 차 피해는 생각하지 않고 한 일"이라며 "뒤차인 코란도 차량 운전자로부터 '감사하다'는 전화를 받은 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씨의 차량 피해는 도움을 받은 뒤차 코란도 운전자 측 보험사가 피해보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문철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는 "앞 차량 운전자인 한씨는 긴급한 상황에서 도와주려고 일부러 사고를 낸 것"이라며 "민법에 따라 한씨 차량 피해는 도움을 받은 뒤 차량 운전자가 가입한 보험사가 보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법 735조(긴급사무관리)에 따르면 타인의 생명이나 신체 등과 관련된 급박한 위해를 피하려고 그 사무를 관리한 때(도움을 줬을 때)에는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으면 이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다.

한 변호사는 "도움을 준 한씨는 자신의 차량 보험사에 사고 접수도 할 필요가 없다"며 "만약 뒤차 보험사가 배상하지 않으면 손해 보상도 청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날 언론 보도로 한씨의 의로운 행동이 알려지자 한씨 차량인 투스카니를 생산한 현대자동차 그룹은 차량 수리비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씨는 그러나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측 연락을 받고서 "크게 망가진 상태가 아니라 괜찮다"는 의사를 밝혔고, 현대차는 아예 올해 출시된 2천여만원 상당의 신형 밸로스터 차량을 지급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좋은 일을 하다가 의인의 차량이 파손된 사실을 접하고 최초에는 피해 복구를 지원하기로 했다"며 "'경미한 파손'이라며 도움을 거절하시는 모습에 또 감동받아 회사 차원에서 새차를 지급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송영두 기자 duden1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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