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당 한상은

한상은

울 엄매 공다라니 댁
울 엄매

세성산 좁은 산길 굽이굽이
가마 타고 시집 온 울 엄매여!

열아홉 꽃향기 그득 안고
십여 리 길 멀다 않고

우리집
덤불미로 세상 처음 본
우리 아배 짝이 되여
아들 딸 구 남매 몽골려 잘 키우신
울 엄매

울 엄매 젖꼭지가 까만 뽕 열매가 되도록
빨리고 씹혀져 아문 흔적 감춰가며
콩밭 매던 호밋자루 던져진 채
땀 내음 흠뻑 적신 베적삼 걷어 올려
우리 9남매 젖꼭지 물려 울음 달래셨던 울 엄매

동짓날 밤 하염없이 내리는 눈 사이로
울 엄매 생각 어른거려

긴긴밤 한 허리 웅큼 잘라 안고서
그립어 어매 울 엄매 그립어

눈시울 뜨겁게 덥혀져
흘러내리네

울 엄매 보고지파서

울 엄매여
울 엄매여!!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