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기온 제일학원 이사장

대학입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은 가장 이슈가 많은 전형이다. 준비해야 할 시간도, 들여야 할 노력이 결코 만만치 않아서다. 두 가지 모두 잘 이뤄진다면 원했던 목표 이상의 대학을 꿈꿀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설정한 대학 문턱에서 고배를 마실 수 있는 게 학종이기 때문이다. 평가 기준도 명료하지 않아 남 탓하기 쉬운 전형이기도 한데 다가오는 2019학년도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해 한기온 제일학원 이사장의 도움말로 대비 전략을 살펴본다.

전형유형별 비중, 정확히 파악해야

학생부종합전형의 가파른 증가세는 안정화됐지만 여전히 수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이 큰 게 사실이다. 수도권 15개 주요 대학을 기준으로 봤을 때 44.8%라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학생부종합전형은 수시 준비에 있어 1순위로 고려해야 하는 것도 분명 옳다. 하지만 지역 거점 7개 주요 국립대의 전형유형별 비중을 살펴보면 수도권 15개 주요대를 기준으로 본 학생부종합전형의 압도적인 비중과는 상반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역 거점 7개 주요 국립대의 경우 2019학년도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이 19.4%에 불과해서다. 대세로 알려져 있는 학생부종합전형보다 학생부교과전형의 비중이 무려 22.1% 높은 수치인데 수도권 15개 주요대와 반대로 학생부교과전형의 비중이 41.5%에 달하는 것이다. 만약 목표로 하는 대학이 수도권이 아닌 지역 거점 주요 국립대라면 앞으로의 입시 전략을 달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전형 특징을 제대로 이해하라

학생부종합전형이 대세 전형으로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학생들은 학생부 자체의 관리에만 주목한다. 하지만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준비는 단순히 학생부 관리로만 귀결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요소를 포함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학생부종합전형이라고 해서 모두 똑같은 전형요소를 활용하고 모두 똑같은 지원 자격 조건을 요구하지는 않기 때문에 자신이 목표로 하는 대학의 전형 특징을 정확히 이해하고 어떤 요소에 대한 준비가 필요한지를 파악한 후 이에 맞춘 입시 전략 수립이 필요한 것이다.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이 높은 고려대, 서울대, 성균관대, 중앙대 등의 대학은 학생부종합전형이 하나가 아니라 둘 이상이며 전형 특징 또한 다르게 나타난다. 전형이 다르기 때문에 요구하는 역량 또한 다르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고려대의 경우 일반전형과 학교추천전형 모두 학생부종합전형이지만 지원할 수 있는 자격조건이 다르며 전형방법 중 2단계 면접 비중이 학교추천전형에서 더 높게 나타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 조건 또한 상이하다. 서울대도 마찬가지로 지역균형선발전형에 지원하고자 할 경우 고교 추천 자격을 획득하고 수능 최저학력기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일반전형의 경우 단계별 전형이지만 지역균형선발전형의 경우 서류 및 면접 결과를 일괄 합산해 평가한다는 것에도 차이가 있다. 성균관대 성균인재전형은 학부 모집, 글로벌인재전형은 학과 모집을 실시한다. 전공에 대한 관심과 의지의 측면에서 두 전형은 구별된다고 할 수 있다. 글로벌인재전형에서는 의예·교육·한문교육·수학교육·컴퓨터교육·영상 전공에 한해서 단계별 전형을 실시하니 참고할 필요가 있다.

중앙대는 전형방법이 동일하지만 인재상이 다르다. 또한 학생부종합전형이라고 해도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연세대 등 많은 대학들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학생부 관리와 함께 일정 수준 이상의 수능 실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 이렇듯 학생부종합전형이라고 해도 다 같은 전형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서류만을 가지고 평가하는 전형인지 면접 포함 여부, 단계별 평가 실시, 수능 최저학력기준 적용 여부, 어떤 인재를 요구하는 전형인지 등에 따라 같은 서류도 다르게 평가될 수 있고 최종적으로 합·불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입시를 시작하는 3학년이라면 앞으로 남은 한 학기동안의 준비를 계획하기 이전 자신의 상황을 깊이 있게 고민하고 나의 경쟁력이 어떤 대학, 전형, 학과에 지원을 했을 때 최대치의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학교장추천전형의 기회를 주목하라

2016학년도만해도 서울대(지역균형선발), 고려대(학교장추천), 이화여대(고교추천)에 국한하여 실시되었던 학교장추천전형이 최근 파격적인 변화를 보였다. 2017학년도 해당 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의 수가 10개교로 증가되면서 선발규모가 2016학년도 대비 547명이나 늘어나더니 2018학년도에 들어서는 서울 소재 중상위권 대학까지 대폭 확대돼 전년 대비 무려 1744명이나 증가했다. 그리고 2019학년도 학교장추천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은 수도권 대학 기준 총 8개 대학으로 전체 모집인원은 4734명에 달해 상당한 규모를 차지한다. 서울대(지역균형선발), 고려대(학교추천,), 중앙대(학교장추천), 경희대(고교연계), 이화여대(고교추천), 건국대(KU학교추천), 동국대(학교장추천인재), 국민대(학교장추천)가 해당된다. 특히 서울시립대가 추천제를 폐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학교장추천전형은 한번쯤 눈여겨봐야 할 전형임에 틀림없다.

최근까지 학교장추천전형은 고교별 추천 인원 제한 때문에 애초 학생들은 지원을 고민하는 단계에서부터 추천을 받는 것 자체가 치열한 경쟁이자 추천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 자체가 지원의 시작이라고 여겨왔다. 이러한 선발과정에 의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지원 하한선이 존재해왔고 이로 인해 높은 수준의 내신을 가지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학교장추천전형이 손에 잡히지 않는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 모집 인원만큼이나 일부 대학의 지원 자격 역시 확대되면서 학교장추천전형의 기회가 보다 활짝 열리고 있다. 2018학년도에 고려대, 경희대, 동국대는 지원 자격을 완화했으며 국민대의 경우 추천 인원수 제한을 폐지했다. 2019학년도 중앙대가 학교장추천전형을 새롭게 신설하면서 지원의 기회가 더욱 늘어났다. 물론 추천을 받아 지원 자격을 획득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지원 자격 조건 충족이 어렵다고 해서 시도조차 하지 않고 포기하기보다는 지원 자격 안에만 들면 상대적으로 타 전형에 비해 경쟁률이 낮다는 점을 역으로 이용해 오히려 공격적으로 지원해보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중앙대와 이화여대는 2019학년도 고교별 추천인원에 제한이 있음을 알렸지만 정확한 추천 기준은 공개하지 않았으므로 추후 모집요강을 통해 학교장 추천의 세부 기준을 확인하도록 하자.

지역인재전형에 집중하라

국립대를 목표로 하면서 인근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학생이라면 먼저 지역인재전형에 깊이 있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 대부분의 지역 거점 국립대의 경우 인근 지역 거주자만이 지원할 수 있는 지역인재전형을 실시하고 있으며 최근 지역인재전형의 선발인원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여서다. 지역인재전형의 경우 지원 자격 조건에 해당하는 학생들의 수가 일반전형에 비해 많지 않으므로 일반전형보다 경쟁률이 다소 낮고 합격선 또한 소폭 낮게 형성되며 이에 따라 보다 유리한 상황에서 입시 경쟁을 펼칠 수 있게 된다. 이때 주의해야 할 사항은 지역인재전형의 경우 대학에 따라 학생부교과전형으로 선발하기도 하며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하기도 하므로 자신의 경쟁력을 고려해 어떤 대학에 지원할지를 미리 고민해봐야 한다는 점이다. 또 지역인재전형으로 지원이 가능한 모집단위가 특정돼 있는 경우도 있어서 선발하는 모집단위에 대해 면밀히 살펴봐야 하고 대학별로 다른 전형 방법 및 선발 인원을 미리 파악해두는 게 좋다. 2019학년도 지역인재전형으로 많은 학생들을 선발하는 대표적인 대학은 강원대(536), 전남대(472), 충남대(232) 등으로 전 모집단위에 지원이 가능한 반면, 경북대(의예·치의예), 전북대(의예·치의예·수의예·간호) 등의 대학은 일부 모집 단위에만 지원이 가능하다.

도움말=한기온 제일학원 이사장

정리=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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