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로 본 한반도의 지세가 평양과 개성, 서울은 중앙집권적인 절대 왕조의 시대에 맞는 수도(首都)라면 계룡산 일대의 도시는 국민이 주인인 시대의 수도입지로 풍수가들에 의해 회자됐다. 우리 민족은 국가가 발전하면서 대체적으로 북쪽 지방에서 점차 남쪽으로 수도를 옮겼다. 대표적인 수도로 평양, 개성, 한양을 들 수 있는데 이는 백두산의 기운이 백두대간을 따라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지세여서다. 반면 계룡산 일대는 그와 반대로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는 기운이다.

최근 남북관계에 큰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그동안 단절된 상태의 관계가 급물살을 타면서 금방이라도 북한의 변화를 꾀할 수 있는 분위기이다. 설상 북한의 변화를 가져온다 하더라도 남북한의 수도인 평양과 서울은 절대 왕조의 기운으로 권력이 백성이 중심이 아니라 절대 권력자인 소수의 권력층에 의한 국가의 운영은 시대 흐름을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근래 들어 신행정수도 후보지 입지 선정 과정에서 통일을 대비해 지금의 세종시가 아닌 개성이나 파주를 통일 수도로 적합하다는 견해도 있다. 이는 단순히 서울과 평양의 가운데인 개성에 방점을 찍은 결과지만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하는 잘못된 판단이다.

그동안 국민의 힘으로 절대 왕조의 틀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국민이 주인인 민주주의의 기본 권리를 찾고자 기득권이고 수구 세력에 맞서 계룡산시대를 앞당기기 위한 일련의 행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립대전현충원, 대덕연구개발특구, 육·해·공군 삼군본부, 정부대전청사 등 국가 중요 기관이 계룡산지역으로 이전되면서 각 기관의 역할이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업무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다만 아직도 권위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특정 집단의 아집에 빠져있는 청와대, 국회, 대법원 등 핵심 권력이 국민 위에서 군림하고 있음은 우리의 과제다. 청와대와 국회 기능을 세종시로 옮겨 오고자 하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으나 그에 앞서 그들의 권력을 스스로 내려놓고 국민들로부터 권위를 인정받아야 한다.

통일신라의 시대가 지나고 고려의 건국이 시작될 때 이 땅에 도읍이 될 만한 곳으로 3대 길지인 개성과 한양과 계룡산 등 세 곳을 고민해 결국 개성이 도읍으로 정해졌다. 고려시대가 막을 내리고 새로운 시대를 개창한 이성계에 의해 도읍(수도)을 옮기고자 할 때 고려의 핵심 수구 세력은 개성을 도읍으로 유지하자는 의견이다. 풍수가들은 계룡산 일대인 신도안에 새로운 입지를 선정했고, 신진 권력층은 한양을 도읍으로 주장했다. 우여곡절 끝에 지금의 서울인 한양으로 도읍이 정해졌고 600여 년이 지났다. 아이러니하게도 절대왕조의 시대가 가고 백성이 주인인 민주주의 시대를 맞이한 지금에 와서 또다시 수도 이전이 논의되면서 개성과 서울과 계룡산 일대를 중심으로 검토되는 역사의 반복이 거듭되고 있다. 이제라도 진정한 국민이 주인인 계룡산 시대를 깊이 생각하고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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