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 최초 포퓰리즘 정권 출범…긴장하는 유럽

伊, '무정부' 3개월만에 새 정부 출범

유럽연합(EU)의 창설 공신인 이탈리아에 1일 반(反) EU 성향의 포퓰리즘 정권이 출범했다.

'설마 현실화 되랴' 싶었던 서유럽 최초의 포퓰리즘 정권이 EU의 통합에 앞장서던 이탈리아에 들어서자 EU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금은 입장을 변경하긴 했지만 집권 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꾸준히 이야기해 온 반체제정당 오성운동과 반(反)난민, 반EU 성향을 드러내 온 동맹이 손을 잡은세력이 집권하는, EU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이탈리아를 넘어 유럽 전체의 금융 시장에까지 타격을 주던 정치 불확실성이 걷히며 일단 금융 시장이 안정을 되찾은 것은 반갑지만, EU의 위기는 이제부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U로서는 EU의 창설 멤버 중 하나로 그동안 EU의 통합 가치를 앞장서 실현하던 이탈리아가 아닌, EU에 노골적으로 반기를 들 것으로 보이는 전혀 다른 이탈리아를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성운동-동맹 연정은 지난 달 발표한 공동 국정운영안에 복지 확대와 세금 삭감 등 국가 재정에 큰 부담이 불가피할 공약을 담은데다, EU와의 주요 협정에 대한 재협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혀 일찌감치 EU와의 충돌을 예고했다.

대(對)러시아 제재에 대한 반대, 50만 명에 이르는 불법난민 추방 추진, 다른 유럽 국가로의 즉각적인 난민 분산 촉구 등 이들이 내세우는 다른 정책 역시 EU와의 엇박자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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