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선-김영환, 증언·간접 증거만 잇따라 제시 ... 이재명 "책임져야 할 것"

김영환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 대한 여배우 밀회설의 증거로 제시한 사진. 김부선 씨가 인천 방파제에서 포즈를 취한 이 사진의 촬영자가 이 후보라고 김 후보는 주장했다. 이 사진은 김부선 씨가 자신의 팬카페에 지난 2009년 7월 직접 올린 사진인 것으로 밝혀졌다.

 

  15개월간 밀회를 나눴고 한 아파트에서 동거하다시피 했다면 사진이나 물건 등 상대방의 흔적을 가지고 있을까 없을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의 이른바 '여배우 스캔들'이 지방선거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지만  이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가 제시되지 않고 있어 증거를 못 내놓는 것인지 투표일에 임박했을 때를 고르며 안 내놓고 있는 것인지 해석이 분분하다.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는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와의 밀회의 증거라며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배우 김부선 씨가 바닷가에서 포즈를 취한 채 환하게 미소 짓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었는데, 김 후보는 이 사진을 이재명 후보가 찍은 것이라고 주장하며 그 근거로 "김 씨가 이재명이 찍은 사진이 맞다고 확인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했다. 그러면서 "김 씨가 (같은 장소에서) 이재명을 찍어준 사진도 있는데 지금 찾고 있는 중"이라며 "그게 맞다면 후보를 사퇴해달라고 (김 씨가) 말했다"고 까지 전했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던 국민들은 다소 김이 빠진 반응이었다. 기자회견까지 자청해 공개한 사진이 이재명 후보와 김부선 씨가 나란히 찍힌 것이 아니라 사진 한 장을 던져주고 사진을 찍은 사람이 이 후보라고 주장하는 식의 증거라면 법원으로 치면 증거로도 채택되기 어려운 수준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 후보 측은 펄쩍 뛰었다. 
  김영환 후보가 TV토론에서 의혹을 제기할 때부터 "김 씨가 찍은 사진이 있다면 제시했겠지요"라며 결백을 주장했던 이 후보는 이날 김 후보가 증거랍시고 김부선 씨 혼자 찍힌 사진을 내밀자 황당하다는 반응이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 해당 사진에 대해 "말이 안 된다"며 "제 사진을 내야죠. 제가 갔으면"이라고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김영환 의원도 근거를 내고 얘기해야지, 정치인이 책임을 져야 할 거 아니냐"며 "이런 주장이 있다라고 마구 얘기하면 어떻게 되겠느냐. 김 후보가 속해있던 국민의당이 대통령 후보 아들 증거 조작해서 지금 실형 살고 있잖는가. 반성부터 하라"고 덧붙였다. 법적 책임을 묻겠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 후보는 "선거가 끝난 뒤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후보와 김부선 씨가 거듭 이 후보에 대한 밀회설을 주장하면서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대중의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증거 자체가 없는 것 아니냐는 시선과 증거는 가지고 있지만 더 큰 타격을 주기 위해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그것이다.

  증거가 없다고 보는 쪽은 김부선 씨가 이 후보에게 사과한 이후에도 수차례 이 후보를 공격했던 전례에 비춰볼 때 그처럼 적극적인 사람이 지금까지 갖고 있는 증거를 감춰둘 이유가 없다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반대로 증거는 있지만 시기를 조율 중이라는 쪽은 사소한 증거를 제시하며 상대방의 부인을 이끌어 낸 뒤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해 퇴로를 차단하는 것은 흔히 사용되는 수사기법인 점을 들어 폭로가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투표 임박 시점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편, 김영환 후보가 공개한 해당 사진은 김부선 팬카페에 올라온 사진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부선 씨는 지난 2009년 7월 3일 자신의 팬카페 이미지 게시판에 '인천 앞바다…갑자기 산낙지가땡긴다는…'이라는 제목과 함께 이 사진을 게재했고 사진촬영일은 사진 메타정보 확인 결과 2007년 12월 12일 오후 4시 14분, 촬영 기종은 소니 DSC-F88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재명 기자 lapa8@ggilbo.com

김부선 씨의 방파제 사진을 촬영한 것으로 알려진 소니 dsc-f88 기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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