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 피력한 참가 어린이들
“과속보다 바른 운전습관이 중요”
횡단보도 건널땐 손 들고 건너요

“빠르게 달리기보다 바르게 달리는 것이 중요해요. 교통안전 내가 먼저 지켜요.”

지난 9일 대전시청 남문광장에서 열린 금강일보 주최 ‘제4회 어린이교통안전 포스터 그리기대회’에 참가한 신계초등학교 홍라희(10·서구 복수동) 어린이는 ‘빠르게 달리기보다 바르게 달리기’라는 포스터 문구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라희 양은 “아빠는 느리게 운전하는 것 같다고 느낄 정도로 안전하게 운전하신다”며 “교통안전의 첫 걸음은 바르게 운전하는 습관인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대회당일 참가자들은 화창한 날씨 덕분에 가족들 모두 소풍 나온 기분으로 삼삼오오 모여 대회를 즐겼다. 아침부터 따사로운 햇살 때문인지 대회 공식시작 시간인 10시 전부터 사전접수를 하지 못한 참가자들이 현장접수를 문의했고, 오후 3시까지 250여 명이 대회에 참가해 뜨거운 열정을 보였다.

참가 가족들은 시청남문광장 곳곳 그늘 밑에서 돗자리를 펴고, 자녀들이 포스터그리기를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집에서 가져온 상을 폈다. 또 상을 눕혀놓고 누워서 편하게 그릴 수 있게 하기도 했다.

나무 밑 그늘과 바람이 잘 통하는 정자에는 소풍을 나온 것 같은 가족들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직장인들에겐 한 주의 피로를 풀 수 있는 황금 같은 토요일이지만 부모들은 그 하루를 아이들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는 모습이었다. 부모들의 노력을 알아주기라도 하듯 하늘은 맑았고 바람이 시원하게 불었다. 자녀들은 활기차게 자신의 에너지를 발산하며, 부모들은 물론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퍼트렸다.

이번 대회에는 이제 막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최연소 참가자도 최선을 다한 그림을 제출해 눈길을 끌었다. 최연소 참가자인 4살 박준혁(서구 도안동) 군은 형인 승혁(8·도안초) 군을 따라 대회현장에 나왔다가 그의 인생 첫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 아직 글씨를 쓸 줄 몰라 포스터 문구를 그리지 못했지만 준혁 군은 형을 따라 동그라미 네모를 열심히 그렸다.

▲최연소 참가자 준현(왼쪽)·승혁 형제

준혁, 승혁 군의 아버지는 “지난해 승혁이가 이 대회에서 입선해서 올해도 참여하게 됐다”며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는 아이들 덕분에 최연소 참가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함께 대회에 참가한 이들도 있다. 동구 천동에서 온 오세찬(8·천동초) 군과 장태희 양은 4명의 친구들과 함께 대회를 위해 붓을 들었다. 이번 대회가 그림그리기 대회 두 번째 출전이라는 세찬 군은 “신호등을 건널 땐 손을 들고 건너야 한다는 포스터를 그렸다”며 자신의 그림을 소개했다.

3대가 함께 나온 가족도 눈에 띄었다. 할머니와 엄마, 누나와 대회에 참가한 박인준(7·서구 복수동) 군은 ‘술 먹고 운전하면 안 돼요’라는 문구를 강조하는 포스터를 그렸다. 그는 “학원은 안 다니는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서 누나를 따라서 나왔다”며 “집에서 미리 그림을 그려보고 연습을 해본 만큼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해맑게 말했다.

4명의 자녀가 모두 참가한 가족도 있었다. 채예성(10·동구 가오동), 수아(10), 선아(8), 주안(5)이네 가족은 “이 중에 한 명이라도 상을 탈 수 있겠죠?”라며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대회에 참여한 어린이들은 모두 교통안전에 대해 생각해보며, 부모님과 선생님, 친구들과 안전한 교통문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나누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어린이들의 작품은 심사평가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대전시교육감상인 대상 1명을 비롯해 금상 2명, 은상 4명, 동상 4명, 장려상 4명, 입선 등의 수상자를 가린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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