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투표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운동이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각 후보 진영의 표심잡기 열기는 한층 고조되고 있다. 오가는 시민들이 북적대는 곳은 물론 한산한 골목까지 선거운동원들의 율동과 유세차량들의 연설·로고송이 요란하다.

그렇지만 유권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낮음’을 보이고 있다. 유심히 살펴보면 선거운동원들이 건네는 명함을 친절하게 받아들면서 관심을 보이는 유권자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일부 유권자들은 유세차량들의 선거연설 등에 시끄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더구나 최근 들어 요동치는 한반도 정세가 지방선거 분위기를 더 가라앉게 하고 있다. 남북 정상이 두 번에 걸쳐 만난 데 이어 투표일을 하루 앞두고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은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작용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다 세기의 담판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북미 정상회담으로 인해 지방선거는 뒷전으로 밀린 형국이다.

이런 분위기로 인해 이번 지방선거는 일찌감치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유리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여당은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선거는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며 압승을 장담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에 반발하는 여론도 적지 않다. 한반도 평화무드라는 거대한 쓰나미에 밀려 드러내놓고 표현하지는 못하지만 견제세력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점 표면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선거 막판까지 좀처럼 의중을 드러내놓지 않고 있는 충청권 유권자들의 경우 투표일이 임박하면서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어찌됐든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유권자들이 지방선거에 대해 무관심에서 관심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무관심은 투표율 저하나 ‘깜깜이 투표’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는 그동안 어렵게 꾸려오고 있는 우리의 지방자치를 한 단계 퇴보하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제는 아무 생각 없이 정당만 보고 줄투표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후보의 자질과 도덕성은 어떤지, 그들이 내건 공약은 우리 실생활에 얼마나 유용한지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투표해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는 7번 투표해야하기 때문에 제대로 선택하기 위해선 적지 않은 관심과 노력이 요구된다. 게다가 일부지역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더 복잡하다. 좀 복잡하다고 투표를 외면하거나 무관심으로 인한 ‘깜깜이 투표’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우리가 추구하는 지방분권은 더 멀어질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선거공보물을 살펴보고 후보자의 면면과 공약 등을 따져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