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월 1398건 전세 계약 만료
동기간 공급 물량은 3428세대
역전세난 발생・확대 우려 커

이달부터 8월까지 세종에 1398세대의 전월세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아파트 입주 물량은 이보다 더욱 많아 역전세난이 확대될 위험이 있다. 역전세는 아파트 공급 물량이 수요보다 많은 현상으로 전세가가 폭락할 수 있다.

11일 직방에 따르면 2016년 6월부터 8월까지 세종의 아파트 전월세 계약 건수는 1398건이다. 전월세의 계약 기간은 대개 2년인 점을 감안하면 산술적으로 이달부터 8월까지 1398세대의 전월세 수요가 발생한다. 그러나 이달부터 8월까지 세종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이달 3-1생활권 e편한세상 세종리버파크 849세대, 8월 3-1생활권 중흥S클래스 1015세대, 3-2 국민임대 674세대, 3-3 중흥S클래스 에듀마크 890세대 등 3428세대 등이다. 입주 물량이 전월세 예비 수요보다 2.45배나 많은데 이는 전국에서 가장 큰 수준이다.

전월세 예비 수요보다 입주 물량이 배 이상 많이 쏟아질 경우 결국 세종의 과잉공급 문제는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 이미 세종은 계속해서 입주 물량이 쏟아지는 탓에 아파트 전세가가 지난 1월 다섯째 주 -0.26%를 기록한 뒤 이달 첫째 주까지 19주 연속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세종의 올해 아파트 전세가 누계 하락폭이 -3.55%로 조선업 불황으로 부동산시장이 침체된 경남(-3.66%) 다음으로 전세가가 떨어졌다. 여기에 이미 적체된 입주 물량까지 감안하면 역전세난은 더욱 커진다.

세종의 입주 물량이 전월세 예비 수요보다 많아질 경우 인근인 대전과 충남, 충북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대전과 충남은 이달부터 8월까지의 입주 물량이 전월세 예비 수요보다 적지만 지난해 세종의 아파트 전세가가 떨어졌을 때 대전과 충남 공주 등의 전세 수요가 세종으로 대거 이주한 사례가 있다. 이 때문에 대전과 충남의 아파트 전세가는 하락 전환되거나 하락폭이 더욱 확대됐다.

충북은 세종처럼 입주 물량이 전월세 예비 수요보다 더 많아 대전과 충남보다 역전세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부터 오는 8월까지 충북의 입주 물량은 6008세대로 전국에서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 중 경남(8200세대)과 부산(6425세대) 다음으로 많다. 그러나 같은 기간 계약이 만료되는 전월세는 3211건에 불과하다. 입주 물량이 전월세 예비 수요보다 1.87배 많아 세종 다음으로 역전세 우려가 크다.

정부의 계속된 부동산규제와 보유세 개편 발표 임박 등 부동산시장의 악재가 계속되고 과잉공급에 대한 부담까지 작용하면 부동산시장, 특히 전월세시장의 침체는 장기화될 수 있다. 과잉공급은 단기적이지 않고 최소 1년 이상 문제가 발생하는 장기적인 요인이어서 충청권의 전월세 시장은 당분간 하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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